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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기생충’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스포일러 주의보

등록 2019-05-30 12:06수정 2019-05-30 20:07

중요한 이야기 변곡점 마다 ‘스포일러’ 노출 초긴장
스포일러 노출되지 않기 위해 팬들 서둘려 예매 경쟁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씨제이이앤엠(CJ ENM) 제공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씨제이이앤엠(CJ ENM) 제공
“이런 말 하면 스포일러인가요? (칸에서처럼) 잘 좀 써 주세요.”(봉준호), “지금 제가 한 대답, 스포일러죠? 어쩌나….말 안 해도 알아서 해주시는 거죠?”(송강호)

<기생충>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도 입을 모아 경계한 그것, 영화 팬들에게는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그것, 바로 ‘스포일러’다.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30일 개봉한 가운데, ‘스포일러 주의보’가 내려졌다.

모든 것이 경계 대상이다. 언론 리뷰와 보도, 개봉 전 라이브 톡 내용, 먼저 본 관람객의 후기까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봉준호 감독은 칸 현지에서부터 보도자료에 따로 글을 첨부해 배포하며 기자들에게 “스포일러 자제”를 부탁한 바 있다. 귀국 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도 이런 ‘당부’는 이어졌다. 일부 기자는 “스포일러를 빼려니 인터뷰 기사를 쓰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고, <기생충> 홍보 관계자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리뷰나 인터뷰를 스크린 한 뒤 “이 부분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혹시 수정이 가능하냐”고 기자들에게 문의하기도 했다.

<기생충>은 코미디, 스릴러, 비극적 파국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이다. 필연적으로 플롯의 ‘변곡점’이 되는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봉준호 감독의 말대로 “어느 고교생이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극장 로비 관객들이 좌절과 분노로 치를 떨었던”<식스 센스>처럼 반전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만은 사실이다.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씨제이이앤엠(CJ ENM) 제공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씨제이이앤엠(CJ ENM) 제공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관객들은 ‘안달’이 날 수밖에 없다. 개봉날인 30일 오전 11시30분, 실시간 예매율이 76%, 50만명을 넘는 것도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영화 커뮤니티와 영화 관련 사이트에는 ‘스포일러를 유의하라’는 경고의 글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에서 <기생충> 관련 기사 댓글로 스포일러를 당했다”며 억울해하는 글이나 “자기는 잘 보고 나서 남의 관람은 재미로 방해하는 비매너를 자제해달라”는 당부 글이 대표적이다.

30일 저녁 영화를 예매했다는 직장인 이유나(28)씨는 “영화를 보기 전에 될 수 있으면 기사나 댓글은 보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회사원이기 때문에 개봉 첫날 오전에는 볼 수 없으니 오후 회차를 예매했다. 스포를 당하기 전에 빨리 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벌써 ‘엔(N)차 관람 열풍’의 조짐도 보인다. 익스트림 무비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보고 나서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재관람하는 영화가 될 것 같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칸에서 영화를 봤지만 다시 한 번 보려고 한다. 다시 보면 첫 관람에서 놓쳤던 부분이 새록새록 보이는데, <기생충>은 그런 면에 더 많은 영화인 듯하다”며 “칸 황금종려상 효과에 관람 열풍이 이어진다면, 본래부터 예술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잡는 봉 감독의 작품 경향상 기대 이상의 흥행을 거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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