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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3 17:36 수정 : 2019.12.04 02:34

전주영화제 김영진 수석 등 3명
집행위원장 선출 과정서 이견
“이사회, 영화제 자율성 침해”

부천판타스틱 김봉석 프로그래머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사조직화”
SNS에 문제점 비판 글 연재 중

최근 전주국제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중추인 프로그래머들이 잇달아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국내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두곳이 동시에 ‘잡음’에 휩싸이면서 그간 힘들게 쌓아 올린 영화제의 명성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 내년 두 영화제의 내실 있는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영화계의 말을 종합하면, 전주국제영화제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와 이상용·장병원 프로그래머는 최근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들은 지난 10월19일 입장문을 내어 “영화제 집행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가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이충직 집행위원장이 지난 6월 “그동안 소임을 충분히 다했다”며 물러난 뒤 후임 집행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 전 집행위원장과 영화제 집행부는 내부 논의를 거쳐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를 추천했다. 하지만 영화제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서 김 수석 프로그래머에 대한 반대 뜻을 나타내며 결정을 계속 미뤘다. 이에 김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사회가 자신을 불신임한 것으로 받아들여 사임 의사를 밝혔고, 함께 일해온 다른 두 프로그래머도 동반 사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세 프로그래머는 입장문에서 “김 수석 프로그래머에 대한 이사회의 반대 명분에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다. 이사회 결정이 전주국제영화제를 일궈온 지난 7년의 시간에 대한 온당한 평가 없이 영화제의 자율성을 침해했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영화제 이사 중 한명인 김남규 전주시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사회에서 김 수석 프로그래머에 대해 비판적인 것은 사실이다. 축구로 비유하면 그는 수석 코치다. 감독을 할 만한 인물을 외부에서 데려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후임 집행위원장을 계속 선별 중이다”라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내년 21회 개최를 불과 다섯달 앞두고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 전원이 공석인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영화제는 부랴부랴 프로그래머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영화계 한 인사는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도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프로그래머는 집행위원장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 영화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일부 이사들이 이사회를 좌지우지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김봉석 프로그래머도 지난달 19일 사임했다. 그는 “집행부의 부조리한 행태를 참을 수 없어 스스로 그만뒀다”며 자신의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문제점을 비판하는 글을 연재하고 있다. 영화제가 프로그래머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영화인들을 홀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신철 집행위원장이 시민들 세금으로 운영되는 영화제를 사조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 하나였던 부집행위원장 자리를 둘로 늘리고 지인들을 그 자리에 앉혔다. 최근에는 부집행위원장을 상근으로 전환하고 급여를 올리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또 부집행위원장들이 사무국 실무에 개입하면서 조직이 혼란스러워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철 집행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부집행위원장을 둘로 늘린 것은 다 규정에 근거해 한 것이다. 그 밖에 김봉석 프로그래머가 하는 주장은 제 생각과 워낙 달라서 특별히 언급하거나 대응할 게 없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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