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화제 겨냥한 '타임' 크랭크 인 준비
김기덕 감독이 신작의 남녀 주인공으로 배우 성현아와 하정우를 선택, 세계시장을 겨냥한 또 하나의 독특한 멜로영화를 만든다.
지난해 '활'을 내놓으며 독자적 배급방식을 실험하고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는 등 특유의 행보를 이어온 김 감독은 이달 중 13번째 작품의 촬영에 들어간다.
작품 제목은 '타임(Time, 가제)'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퇴색돼가는 사랑의 모습과 그를 극복하기 위해 '극약처방'을 하는 남녀의 이야기다. 성현아와 하정우가 불 같은 사랑을 나누다 시간이 흐르며 권태기의 위기에 직면하는 연인으로 출연한다.
김 감독 특유의 독특하고 기이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타임'은 2004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빈집'과 마찬가지로 여타 멜로영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작품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타임'은 김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제작단계에서부터 국제영화제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구체적으로 출품 기한만 맞추면 경쟁부문 초청에 대한 구두 약속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활'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이 아닌 '주목할 만한 시선'에 오른 것을 관계자들이 못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통해 칸 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은 성현아는 이로써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주의 감독과 모두 작업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주홍글씨' '애인' 등을 통해 과감하면서도 도발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서의 필모그라피를 착실히 쌓고 있는 성현아는 '타임'에서 사랑에 대한 집착으로 상식을 뛰어넘는 행동을 감행하는 연기를 펼친다.
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용서받지 못한 자'와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좋은 연기를 펼쳐 주목받은 신인 하정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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