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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영화가엔 ‘형만한 아우’ 있다

등록 2006-01-25 07:15수정 2006-01-25 15:08

영화 속편의 기세가 놀랍다. 작년 추석 때 속편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가 전편 '가문의 영광'의 흥행 기록을 넘어서 한국 코미디 장르 영화 흥행사를 다시 쓰더니 올 설 시즌을 앞두고 '투사부일체'가 만만찮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투사부일체'는 19일 개봉 첫 주말 전국 관객 166만 명을 불러모았다. 이는 '태풍'과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은 역대 개봉 스코어 3위의 기록이며, 설 연휴 흥행 기록을 이어간다면 350만 명이 들었던 전편 '두사부일체' 기록을 쉽게 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사부일체'가 2001년 개봉 당시 '18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던 것에 비해 '투사부일체'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흥행 성공에 더 낙관적이다.

작년 초에는 '공공의 적2'가 391만 명이 들어 2002년 303만 명이 들었던 '공공의 적'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추석 '가문의 위기'는 전국 관객 566만 명이 들어 516만 명이 관람했던 '가문의 영광'을 뛰어넘은 바 있어 아우가 형을 이기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장군의 아들' '투캅스' '여고괴담' 등이 일부 성공한 시리즈로 꼽히기는 하지만 얼마 전까지 '조폭 마누라' '달마야 놀자' 후속편이 썩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둬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속설을 확인시켰던 것에 비하면 달라진 환경이다.

'가문의 위기'의 경우 전편과 전혀 다른 출연진이 등장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위기의 영화를 만든 데 비해 '투사부일체'는 전편의 주요 출연진이 그대로 등장해 주인공 계두식이 고교생에서 교생으로 신분이 바뀐 설정으로 관객을 공략하고 있다.

코미디 장르의 경우 한 편으로 끝맺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살아있다면 계속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흥행작의 속편은 전편의 브랜드 가치를 그대로 이어받는 장점이 있다. 별다른 마케팅 전략이 없어도 관객은 영화의 기본 틀을 이해할 수 있다.


속편이 풍성하게 제작되는 것은 영화계가 활황을 이룰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 할리우드에서도 '다이하드' '에일리언' '터미네이터' '쥬라기공원' 등 시리즈가 나왔던 시기를 가장 활황을 맞았던 시기로 보고 있으며, 속편 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한국 영화계도 현재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두사부일체'에 이어 '투사부일체'에서도 주인공으로 나선 정준호는 "촬영기간이 두 달로 비교적 짧았음에도 배우들이 캐릭터를 완전히 숙지하고 있어 연기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캐릭터를 연구할 시간이 줄어들어 다른 부분에 더 공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을 속편 연기의 장점으로 꼽았다.

비록 최근 속편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속편의 경우 '뭔가 더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은 오히려 더 크다. 여간해선 관객이 더 좋은 평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달마야 놀자'와 '달마야 서울 가자'를 기획했던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속편을 의미하는 '투(two)'는 단순한 후속편이 아니라 '더블'을 의미한다고 말할 만큼 더 센 내용과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면서 "전편의 영광에 기대서 에피소드가 반복되면 관객은 냉정하게 평가한다. 내용 면에서 더 튼실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가문의 영광'과 '두사부일체'는 이미 3편 기획에 들어갔다. 2월 개봉할 김수로 주연의 '흡혈형사 나도혈'은 아예 기획 단계부터 총 3편의 시리즈물로 제작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외에도 '여고괴담'을 비롯한 몇몇 작품의 속편이 제작될 예정이어서 한국 영화계에 속편 제작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ttp://blog.yonhapnews.co.kr/kunnom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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