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100 °] 세련된 질감·섬세한 인물의 조폭영화
달콤한 인생(K2 밤 9시30분)=‘액션 누아르’를 표방한 김지운 감독의 2005년작. 근래 몇년 동안 한국영화에 바람처럼 불었던 조폭 세계를 다루지만 어두우면서도 세련된 질감의 화면과 냉철하면서도 섬세한 인물들이 상투적인 조폭영화와는 다른 느낌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조직의 2인자인 선우(이병헌)는 보스(김영철)의 신임을 전폭적으로 받지만 다른 조폭들과 협잡하는 걸 싫어해서 내부와 바깥에 적을 만드는 인물이다. 보스는 자신의 젊은 애인인 희수(신민아)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을 감지하고 선우에게 해결을 요구하는데 선우는 특별한 이유없이 문제의 인물을 풀어준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보스는 선우에게 무자비한 응징을 감행한다.
선우가 쫓기기 시작해서 몸을 추스려 복수에 나서기까지의 중반부는 긴장감이 서서히 고조되는 영화의 리듬과 액션의 화려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한국 조폭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인물형인 선우를 비롯해 황정민이 연기한 라이벌 조직의 비열한 보스와 김해곤, 김뢰하, 오달수 등이 연기한 조연들까지 캐릭터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19살 이상 시청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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