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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내니 맥피’ 요런 말썽꾸러기 녀석들 같으니!

등록 2006-02-01 19:04

<내니 맥피:우리 유모는 마법사>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어바웃 어 보이> 등 현실감 있는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특장을 보여왔던 영국의 제작사 워킹타이틀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판타지 영화다. 영국 아이들에게 사랑받아온 동화 <간호사 마틸다> 시리즈를 이 영화에 내니 맥피로 출연하는 엠마 톰슨이 직접 각색했다.

아내를 저 세상에 보내고 홀로 7명의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장의사 세드릭(콜린 퍼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 온 유모들을 내쫓는 아이들의 극악스러운 장난 때문에 골치다. 게다가 경제적 지원을 하던 고모는 재혼을 하지 않으면 생활비를 끊겠다고 엄포다. 이도저도 못한 채 죽은 아내만을 그리워하면서 경제적, 정신적 파산 직전에 몰린 세드릭 앞에 홀연 내니 맥피가 나타난다. 정체불명의 내니 맥피는 험상궂은 얼굴 못지 않게 살벌한 마법으로 아이들의 망나니짓을 고쳐 나간다.

<내니 맥피>는 이야기의 스케일도 비주얼도 <반지의 제왕>이나 <나니아 연대기> 또는 팀 버튼의 판타지 영화들과 다르게 ‘워킹타이틀’의 노선을 걷는다. 소박하고 아기자기하다는 뜻이다. ‘와’ 탄성이 나오게 하는 스펙터클은 없지만 그야말로 동화처럼 만들어진 전원풍 저택과 파스텔풍으로 아늑하게 감기는 알록달록한 색감, 여기에 걸맞는 깜찍한 특수효과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반면 정말 악동 수준을 넘어서 ‘때려죽이고 싶을 만큼’ 못된 짓을 골라서 하는 아이들과 무기력한 아버지, 강렬하지만 엄격한 사감 스타일의 내니 맥피 등은 워킹타이틀표 같지 않다. 밉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고, 안됐지만 한심하기도 한, 워킹타이틀의 역대 캐릭터들이 자랑해온 입체성이 결여돼 있다. 특히 “원하지 않지만 필요할 때는 나타날 것이고, 필요하지 않지만 원할 때는 떠날 것이다”라고 반복해 말하는 내니 맥피의 말은 감옥같은 전통의 영국식 기숙사를 떠올리게 하고 엄마의 부재가 아이들을 망친다는 은근한 메시지 역시 시대에 걸맞지 않게 ‘전통적’이다. 그래서 말썽 많은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는 딱 좋은 영화가 됐지만 어른들까지 즐기기에는 다소 지루하고 낡은 작품이 돼버렸다. 3일 개봉.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유아이피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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