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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3년만에 두번째 앨범 낸 이효리

등록 2006-02-09 18:14

“에너지 뿜어져 나오는 진짜 섹시한 모습 기대하세요”
2003년 첫번째 솔로 앨범을 내며 이효리는 돌풍을 몰고 왔다. 그의 섹시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여성 가수들은 되새김질했다. 프로그램 진행자, 연기자로 영역을 넓혔다. ‘이효리 따라하기’ 신드롬은 패션 등 음악 밖의 영역에서 더욱 힘을 발휘했다.

그만한 바람을 다시 불러 일으킬 수 있을까? 이효리가 3년만에 두 번째 앨범 <다크 앤젤>을 9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했다. 조선희가 찍은 표지 사진 등은 대중이 그에게 요구하는 섹시한 이미지를 벗어나지 않았다. 노래들엔 현재 미국 주류 팝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았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그웬 스테파니, 시애라 등이 선보였던 것처럼 힙합에 굴곡이 강한 리듬(그루브)을 섞고 음색은 중저음으로 내리깔았다. 이런 지적에 대한 이효리의 설명은 이렇다. “이번 앨범 같은 펑키한 것을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먼저 했을 뿐이죠. 이후 비슷한 스타일을 보여준 가수 모두가 그를 따라한 건 아니에요. 멜로디 등이 다르죠. 대중가수이기 때문에 큰 흐름을 완전히 빗겨가서 제 음악만 하고 싶진 않아요. 유행을 제 스타일로 바꿔야죠.”

이번 앨범에서 김도현과 함께 프로듀싱을 맡은 이효리는 “댄스 가수이기 때문에 리듬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고생은 많이 했지만 내 의견이 많이 반영 돼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애창곡인 ‘영턱스’의 ‘훔쳐보기’ 등을 이효리의 색깔로 바꾼 노래들이 들어있다.

그는 이번에 핑클 때부터 유지해 왔던 안무팀을 바꿔 길거리 공연 등을 벌여온 비보이팀과 손잡았다. “팝핀(관절을 꺾어 튀기듯이 추는 춤) 등 여성 가수들이 많이 하지 않는 거칠고 힘이 넘치는 춤을 보여 주려고요. 진짜로 섹시하거나 아예 다른 것을 섞어 보여주고 싶어요. 1집 ‘10미니츠’ 때의 저를 보면 어설퍼요. 노출과 섹시함은 다르죠. 에너지가 뿜어져 나와야 해요. 그런 건강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 가수들 보면, 정말 섹시하기보단 섹시한 콘셉트만 내놓는 것 같아요.”

이효리는 “그동안 광고 촬영 외에는 등산을 하며 쉬었다”며 “앞으로 가수 이외의 영역도 당연히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에게 맞는 역할을 받으면 연기는 언제든지 하고 싶어요.” 중국, 일본 등 진출 계획에 대해 그는 딱 잘라 “없다”고 답했다. “오래 전부터 제의는 많이 받았어요. 말과 문화 장벽을 뛰어넘는 게 쉽지 않을 거에요. 괜히 가서 못 하는 것보다 지금 한국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좋아요.”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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