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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토핑’ 얹은 한국무용, 이번엔 무슨 맛일까

등록 2021-12-01 19:14수정 2021-12-02 02:30

서울시무용단 ‘더 토핑’ 시리즈
장르 경계 허물고 협업 7년째
설치미술·스트리트댄스 등 함께
2~4일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서울시무용단의 협업 시리즈 ‘더 토핑’ 가운데 ‘여자력’ 연습 장면. 서울시무용단 제공
서울시무용단의 협업 시리즈 ‘더 토핑’ 가운데 ‘여자력’ 연습 장면. 서울시무용단 제공

한국무용이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표현 수단이 다른 창작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협업의 무대를 7년째 이어가고 있다. 2015년부터 ‘세상의 모든 컬래버레이션’이라는 도전적인 주제를 내걸고 공연해온 서울시무용단의 장기 기획 ‘더 토핑’ 시리즈 얘기다.

‘음식 위에 얹는 고명’이란 뜻의 제목에서 짐작되듯, ‘더 토핑’은 한국무용에 그 무엇이라도 얹어 색다른 효과를 내보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그동안 토핑으로 얹어진 장르는 다채롭다. 발레나 현대무용은 물론이요, 영화, 애니메이션, 드로잉, 모션 캡처, 염색 등 갖가지 시각예술 장르가 한국무용과 어울렸다. 대중가요와 뮤지컬, 판소리, 사물놀이 등 온갖 종류의 음악들도 빠지지 않았다. 이런 잡식성 협업은 다른 분야의 다양한 자양분 흡수로 이어졌고, 한국무용의 표현력과 잠재력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토핑 시리즈의 하나였던 안무가 박수정의 ‘지나가는 여인에게’는 2017년 스페인 빌바오 액트페스티벌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혜진 서울시무용단 단장은 “과감한 실험으로 장르의 벽을 깨고 외연을 넓혀보자는 뜻으로 기획한 공연”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토핑’은 설치미술과 미디어아트, 스트리트댄스, 그리고 품바 춤이다. 무용수들 사이로 커다란 미술품이 설치된다. 뒤엉키거나 웅크린 춤꾼들 너머로 눈부신 미디어아트가 넘실거린다. 첼로가 라이브로 연주되고, 고깔에 장구를 짊어진 품바꾼이 너울춤을 춘다. 시각과 청각이 한데 버무려지면서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변모된다. 공연은 2~4일 세종문화회관 에스(S)씨어터에서 펼쳐진다.

서울시무용단의 협업 시리즈 ‘더 토핑’ 가운데 ‘데드라인 1.5’ 연습 장면. 서울시무용단 제공
서울시무용단의 협업 시리즈 ‘더 토핑’ 가운데 ‘데드라인 1.5’ 연습 장면. 서울시무용단 제공

첫번째로 무대에 오르는 오정윤(29) 안무의 ‘여자력’은 ‘빅바이올린 플레이어’란 별칭의 첼리스트 임이환(32)의 라이브 연주가 곁들여진다. 여성 13명, 남성 1명의 춤꾼이 ‘결혼을 1주일 앞둔 여성의 머릿속에서 나래를 펴는 생각의 실타래’를 춤으로 풀어낸다. 실제로 결혼 날짜를 잡아뒀다는 안무가 오정윤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건, 경험해온 불평등에 대해 끝없이 의문을 품고 질문한다는 것”이라며 “내가 겪고 체험한 이야기를 춤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데드라인 1.5’의 고우리는 2019년에 이어 이번에도 기후위기에 천착했다. 역시 기후위기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설치미술가 이경호와 함께한다. 제목이 암시하듯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데드라인으로 제한하자는 메시지를 춤으로 그려냈다. 고우리는 2년 전 토핑 시리즈에서도 한국무용과 국악을 협업한 ‘티어스’라는 작품을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다뤘다.

강환규가 안무한 ‘춤바’는 스트리트댄서 이주희와 협업한 무대를 선보인다. ‘춤바’란 춤과 품바를 섞어 만든 합성어라고 한다. 김지은의 ‘낙원’은 미디어아티스트 송주형과 함께 ‘팬데믹 시대의 낙원은 어떤 모습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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