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21)가 올해 낸 음반 <세기의 여정>이 영국 그라모폰 디지털 특별호의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됐다. 목프로덕션 제공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21)가 올해 낸 음반 <세기의 여정>이 영국 <그라모폰> 디지털 특별호의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됐다. 1923년 창간된 영국 클래식 음악 전문 잡지 <그라모폰>은 음반 분야에서 신뢰가 높다.
박수예의 이 음반은 지난 9월 <그라모폰>이 매달 선정하는 ‘이달의 음반’으로 선정된 바 있다. 연말 디지털 특별호의 ‘올해의 음반’은 가을에 열리는 ‘그라모폰 어워즈’와는 별개다. 박수예의 음반 외에 언드라스 쉬프, 이고르 레빗, 폴 루이스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연주자들의 음반이 목록에 올랐다.
영국 클래식 음악 잡지 <그라모폰> 디지털 특별호 메인 화면에 소개된 ‘올해의 음반’ 선정작들. 오른쪽 맨 아래가 박수예의 음반이다. <그라모폰> 누리집 갈무리
박수예는 콩쿠르에 나가지 않고도 스웨덴 명문 음반사 비아이에스(BIS)에서 17살 때 데뷔 음반을 내는 등 독특한 경로를 걷고 있다. 대구 출신으로 4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9살 때 독일로 건너갔다. 이후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울프 발린에게 12년째 배우고 있다. 콩쿠르에 집착하지 말라는 스승의 조언에 따라 콩쿠르 대신 음반 발표를 통해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데뷔 음반은 온갖 어려운 기교가 필요해 난곡 중의 난곡으로 꼽히는 파가니니의 독주곡 ‘24개의 카프리스’였다. 2018년 소품들을 담은 두 번째 음반에 이어, 올해 20세기 현대 음악을 연주한 세 번째 음반 <세기의 여정>을 냈다. 이 음반은 막스 레거의 전주곡과 푸가(2008), 펜데레츠키의 카프리치오(1909) 등 20세기 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지난여름 오스모 벤스케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협연한 무대도 내년에 음반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임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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