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집 앨범 <러브, 라이크 어 송>을 발매한 재즈 가수 이부영. 로맨웍스 레이블 제공
무심한 듯 힘을 뺀 목소리가 묘하게 마음을 흔든다. 멋부리지 않고 담담히 노래하는데 가만히 듣고 있으면 안갯속을 걷듯 아득해진다. 황덕호 재즈평론가가 그에게 붙인 ‘인상주의 재즈 보컬’이란 타이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최근 6집 앨범 <러브, 라이크 어 송>(Love, Like A Song)을 발매한 재즈 가수 이부영(51)을 27일 전화로 만났다.
“내 안에서 우러나는 느낌을 그대로 담아낸 음반이다. ‘나, 재즈 보컬이야, 이런 게 바로 재즈 언어야’, 이런 거 다 놓았다. 스윙은 없는데 스위트하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재즈의 끈은 절대로 놓지 않으려 했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려 했다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듯하다. ‘묘한데 좋다’ ‘대중적인데 음악적이다’라는 주변 평가에 ‘이거면 됐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재즈 가수 이부영이 최근 발매한 6집 음반 <러브, 라이크 어 송> 표지. 로맨웍스 레이블 제공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국내 열성 재즈 팬들에게 이부영이란 이름은 ‘정갈하고 기품 있는 보컬’로 각인돼 있다. 4집 앨범 <리틀 스타>가 2016년 13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부문 재즈 음반상을 받으며 진가를 인정받았다. 음악을 해온 경로가 조금 색다르다. 어려선 어머니가 늘 피아노를 치는 분위기에서 클래식을 즐겨 들었다. 대학에선 화학을 전공했는데, 1993년 한국가요제에 나가 대상을 받았다. 1995년 26살에 네덜란드 로테르담음대로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재즈의 길로 접어든다. 2006년 귀국해 현재 서울신학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금까지 6장의 재즈 보컬 앨범을 냈다. 협소한 국내 재즈 시장에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 힘이 뭐냐고 물었더니 ‘나에 대한 집중’이라고 했다. “다른 쪽으로 눈 돌리지 않으려 고군분투했다. 유일무이하게 부여잡은 게 재즈였다. 특이한 발성법에 꽂혀 나를 개조하려 했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다. 내 스타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했다. 나를 누르려 하지 않았는데, 그걸 개성으로 평가해준 것 같다.”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는 재즈 보컬’(김현준 재즈평론가)이란 평가와 맥이 닿는다.
최근 6집 앨범 <러브, 라이크 어 송>을 발매한 재즈 가수 이부영. 로맨웍스 레이블 제공
그의 음반엔 1집 외엔 드럼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번 앨범도 피아노(송영주), 기타(박윤우), 클라리넷(여현우)의 단출한 편성이다. 드럼의 압도하는 리듬과 타이밍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호흡으로 자유롭게 노래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이부영이 빚어내는 독특한 개성의 일부는 어쩌면 여기에서 연유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번 앨범의 주제는 ‘사랑의 과거, 현재, 미래’다. 수록된 8곡 가운데 5곡이 자작곡이다. ‘대중음악 의견가’ 서정민갑은 “느긋하고 부드럽고 여유롭고 서정적인 노래들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며 “음반의 주제가 사랑이어서 그런지 로맨틱하고 매끈하게 나왔다. 앙상블과의 조합도 훌륭하다”고 호평했다.
“이번 앨범에선 조금 달콤하게 갔는데, 마음속에 스윙에 대한 갈급이 쌓여가고 있다. 다음 앨범에선 스윙하는 정통 재즈를 하거나 조금 아방가르드한 쪽으로 가고 싶다. 언젠가 클래식과 재즈를 뒤섞은 앨범도 내고 싶다.” 이부영의 마음은 벌써 7집 앨범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