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춤사위를 선보여 온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김보람 예술감독이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공연할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무교육적 댄스>에서 자신들의 안무법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안은미의 독보적 현대무용에 ‘이날치’ 장영규의 베이스 음이 어우러진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김보람의 독창적 춤사위와 ‘태싯그룹’의 실험적 음악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장르에서 최첨단을 달려온 현대 예술가들이 ‘싱크 넥스트’란 이름으로 묶인 세종문화회관 여름 시즌 무대를 달군다. 세종문화회관은 28일 간담회를 열어 ‘에스(S)씨어터’에서 선보일 여름 시즌(6월23일~9월4일) 13개 공연 라인업을 공개했다.
공연이 펼쳐질 에스씨어터는 무대와 객석이 고정되지 않은 직사각형의 가변형 극장으로, 흔히 ‘블랙박스 극장’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공간적 특성을 살려 장르와 형식을 뒤섞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대담하고 실험적인 공연 위주로 선별했다고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공연 라인업을 살펴보면, 실험적이면서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독보적인 현대무용가 안은미는 세종문화회관 여름 시즌의 개막작과 폐막작을 책임진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대표적인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개막과 폐막 무대를 책임진다. 개막작인 <은미와 영규와 현진>은 안은미의 솔로에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펼쳐온 장영규와 백현진이 참여하는 무대다. 안은미는 인도네시아 현대무용가들과 협업하는 폐막작 <섬섬섬>도 선보인다.
한번만 봐도 기억에 남는 독특한 춤사위의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무교육적 댄스>를 통해 자신들의 안무법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사우나 세미나>에선 춤꾼들이 관객들과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춘다. 김보람 예술감독은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는 늘 무용의 대중화를 꿈꿔왔다”며 “이번엔 교육이란 키워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날치는 <토끼, 자라, 호랑이, 독수리, 용왕> 공연으로 그들의 앨범 <수궁가> 관련 활동을 마무리 짓는다. <수궁가>에 등장하는 동물 캐릭터와 함께하는 공연인데, 관객들과 흥겹게 소통할 수 있는 스탠딩 객석으로 진행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와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를 콜라주한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을 무대에 올린다. 오페라와 연극을 합쳤다는 뜻에서 이번 공연에 ‘오플레이’란 장르명을 붙였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원더보이>는 김연수 작가의 같은 이름 원작 소설을 연출가 박준영이 뮤지컬로 풀어낸다.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독특한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담아낸 연극 <자연빵>은 한국 사회의 날 선 화두를 다뤄온 극단 ‘앤드씨어터’의 전윤환이 연출을 맡았다.
임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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