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엘지(LG)아트센터 서울의 외부. 엘지아트센터 제공
‘오페라 극장의 무대 크기에 콘서트 전용 공간의 최첨단 음향 시설을 갖춘 다목적 공연장’
‘역삼동 시대’를 접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둥지를 튼 엘지(LG)아트센터 메인 공연장의 새로운 면모다. 오는 10월13일 ‘엘지아트센터 서울’이란 이름으로 다시 개관한다. 엘지아트센터는 21일 간담회를 열어 공연장 내부 시설을 공개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이 공간은 서울식물원 어귀에 자리 잡고 있다. 마곡나루역(지하철 9호선·공항철도)과 직접 연결돼 접근성을 높였다. 지하 3층, 지상 4층에 1335석 규모의 공연장 ‘엘지 시그니처홀’은 무대 면적이 예전 역삼 엘지아트센터의 2.5배에 이른다. 오케스트라 공연과 오페라, 발레 등 전문 클래식 공연은 물론, 고품질 스피커를 사용하는 뮤지컬과 팝 음악 등 거의 모든 장르의 공연을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현정 엘지아트센터장은 “잔향 가변장치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콘서트 전용 홀 수준의 음향 환경을 구현했다”며 “동시대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장르와 방식을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창작자·파트너와 협업해 독창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곡에 새롭게 둥지를 튼 엘지(LG)아트센터 메인 공연장 ‘엘지 시그니처홀’의 내부. 엘지아트센터 제공
공연에 따라 무대와 객석을 자유자재로 배치할 수 있는 가변형 블랙박스 '유플러스(U+) 스테이지'도 새롭게 들어섰다. 아티스트들이 기획과 연출 의도에 따라 마음껏 상상력을 동원해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다. 공연장 바로 위로 헬리콥터가 지나가도 소음이 들리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이밖에 2개의 리허설 공간과 관객 체험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부대 공간도 갖췄다.
건축적 측면에서도 눈길을 끈다. 안도 다다오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출 콘크리트 기반의 정사각형 형태로,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비와 아트리움, 통로 등은 각각 눈에 띄는 특징을 갖추도록 해 ‘여기밖에 없는 공연장’을 만들고 싶었다는 게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 의도라고 한다. 각각의 공간이 개성을 가지고 상호 교차하고, 여러 요소가 충돌하면서 신선한 자극을 주도록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무대와 객석을 자유자재로 배치할 수 있는 가변형 블랙박스 'U+ 스테이지'. 엘지아트센터 제공
엘지아트센터는 엘지와 서울시가 마곡지구에 ‘엘지(LG)사이언스 파크’를 조성하면서 공공기여 시설로 건립이 추진됐다. 건립비 2556억원이 투입된 이 공간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공연장 가운데 중국 상하이의 ‘폴리 씨어터’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개관식 무대(전석 초청공연)를 장식한다. 이어 10월15일부터 2개월 동안 14편으로 구성된 다양한 개관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