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재·춘자 주연 3일부터 4차 공연
임순례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한 편의 뮤지컬 같은 작품이다. 학교 축제 날 강당에 모인 고교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던 ‘아이러브 로큰롤’로 포문을 열어, 오지혜가 노래방에서 쓸쓸히 부르던 ‘사랑밖에 난 몰라’까지. 몰락한 밴드를 주인공 삼은 영화 답게 한 때를 풍미했던 노래들로 풍성하다. 애초부터 뮤지컬이 될 팔자였을까?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금까지 206차례나 공연했고, 22만명이 봤다. 지난해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연에서는 전회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뮤지컬의 재미는 무엇보다 라이브로 노래를 듣는 것. 송골매의 ‘세상만사’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비롯한 7080 가요와 조용필의 ‘미지의 신세계’, ‘여행을 떠나요’, 거북이의 ‘왜 이래’, 그룹 퀸의 ‘위 윌 락 유’ 등의 노래를 듣다보면 컴필레이션 음반을 듣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탤런트 안정훈과 개그맨 이휘재, 가수 춘자와 이재영이 이번 4차 공연에 합류했다. 아역 탤런트 출신의 안정훈은 밤무대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리더 성우 역을, 이휘재는 ‘카사노바’ 베이시스트 정석 역을 맡았다. “사랑은 잠시 내게 다가왔다”로 시작되는 ‘유혹’이라는 노래로 알려진 가수 이재영은 여주인공 인희 역을 맡는다. 이재영은 이미 <그리스> <레미제라블> 등에서 뮤지컬 배우로서의 기틀을 다졌다. 이밖에 조병곤, 임춘길, 전병욱, 조한철, 이정화, 홍지민, 김지영 등의 뮤지컬 배우들이 기량을 다툰다.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가 아니라,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의 얘기라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공감하는 것 같아요. 귀에 익숙한 우리 음악까지 곁들여지니까 재미와 감동을 함께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겁니다.”(이원종 연출) 3일~4월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3141-1345.
이재성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