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음악제에 참석해 리사이틀을 여는 독일 출신 바리톤 성악가 토마스 바워. 오푸스 제공
‘우리를 위한 기도’. 13회째를 맞은 올해 서울국제음악제의 주제다. 코로나19와 맞섰던 이들의 분투를 위로하고 상처를 쓰다듬고자 하는 취지다. 축제는 이 거대한 재난의 시기를 견딘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를 제안한다. 모차르트의 <대미사>를 공연하고, 이슬람과 유대교의 경전을 차용해 종교 간 통합을 외친 펜데레츠키의 <기도>를 연주하며, 작곡가 류재준이 새로 작곡한 <현악 사중주를 위한 협주곡>을 초연한다. 축제는 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9일간 8차례 공연으로 채워진다.
이 축제 예술감독인 류재준이 작곡한 협주곡은 ‘현대음악’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폴란드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1933~2020)를 추모하는 작품이다. 폴란드 정부의 의뢰로 작곡했다. 펜데레츠키의 제자인 류재준은 이 곡을 미얀마 군부를 상대로 민주화 운동을 펼치다 최근 사형당한 이들에게 헌정했다. 류재준은 “미얀마 상황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군부독재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핀란드 출신 세계적 지휘자 오코 카무가 이 곡을 지휘한다.
서울국제음악회에 참석해 2006년 이후 16년 만에 국내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첼리스트 게리 호프만. 오푸스 제공
모차르트의 작품들로만 꾸민 22일 개막 공연도 눈길을 끈다. 모차르트의 ‘C단조 대미사’(k.427) 공연엔 출중한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전설적 바리톤 피셔디스카우의 계보를 잇는 독일 바리톤 가수 토마스 바워는 이날 공연 외에 26일 금호아트홀에서 별도의 리사이틀도 연다. 유럽에서 고음악 전문가로 손꼽히는 소프라노 서예리, 국내외 오페라 주역 가수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테너 국윤종, 메조소프라노 김정미도 솔리스트로 나선다. 이 작품은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의 놀라운 천재성을 확인한 살리에리가 절망에 빠져 악보를 집어던지는 극적 장면에서 흐르는 바로 그 곡이다. 모차르트가 자신의 혼례에 쓰려고 만들었다가 나중에 미사곡으로 개작했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지 않고 작곡한 드문 곡 중 하나다.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 4번(K.495)을 협연하는 호른 주자 라데크 바보라크는 베를린 필, 뮌헨 필, 체코 필, 밤베르크 심포니 등 유수의 관현악단에서 수석 연주자로 활동했다. 마니아층을 확보한 지휘자 홍석원이 지휘봉을 잡는다.
2006년 이후 오랜만에 국내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정상급 첼리스트 게리 호프먼도 이번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연주자다. 베토벤의 첼로소나타 5번과 쇼팽의 첼로소나타를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와 함께 들려준다. 이 밖에 세차례 실내악 시리즈도 선보인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13회째를 맞은 서울국제음악제 포스터. 오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