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연우무대 창립을 주도하고 대표를 거친 정한룡 전 순천향대 교수가 지난 26일 별세했다. 향년 76. 고인은 연우무대가 출범한 1977년부터 20년 동안 대표를 맡아 ‘지금 이곳의 우리 이야기’를 만들자는 창작극 운동을 주도했다. '연극하는 친구'라는 뜻의 연우무대는 기성 연극계에 반기를 들고 민중의 삶을 연극에 담아냈다.
<한씨 연대기>, <칠수와 만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날 보러 와요> 등 화제작을 쏟아냈다.
‘ 서울대 연극회’ 졸업생과 3학년 이상 재학생 10여명이 대학로에 있었던 성 베다회관에 모여 시작한 ‘목요모임’이 연우무대의 시작이었다. 정한룡과 이상우, 김광림이 주축이었다. 이후 김민기, 김석만, 오종우 등이 합류했고, 배우 문성근, 강신일, 송강호, 유오성 등을 배출했다.
고인은 시인 백석의 동화시를 각색한 어린이 연극 <개구리네 한솥밥>을 연출하고 전국어린이연극잔치를 여는 등 아동극에도 관심을 쏟았다. 빈소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9일 9시20분.
임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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