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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우리는 ‘전무송 연극가족’ 이거든요”

등록 2006-03-07 18:39

남매가 부부, 사위는 장인에 호통…웬 콩가루집안?

대를 이어 연기를 하는 경우는 흔하다. 하지만 대를 이어 연극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 점에서 배우 전무송(65)씨네 가족은 특별하다. 아버지와 딸, 아들과 사위가 모두 연극인이다. 이들 가족이 총출동해서 연극을 만든다. 프랑스 작가 조르주 페도 원작의 소극(笑劇) <상당한 가족>. 딸 현아(34)씨와 아들 진우(31)씨가 부부로, 전씨는 운전기사로 출연한다. 사위 김진만(37)씨는 연출을 맡았다. 가족끼리 연극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단 꼭두 ‘상당한 가족’ 으로 무대 총출동
아버지·아들·딸 출연, 사위 김진만 연출
“대본 맞추다 고수된 엄마도 다음작 함께”

“가족 연극은 전적으로 애들이 생각해 낸 거에요. 애들이 6년 전에 연극하는 집단을 만들었거든. 지들끼리 연기 훈련하겠다고 만든 건데, 이번에 노인네가 하나 나오니까 나한테 해달라고 한 거지.”(전무송)

사위 김진만씨는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한 아역 탤런트 출신이다. “대학교 다닐 때까지 중학생 역을 할 정도로” 질기게 따라다녔던 ‘아역 꼬리표’를 떼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을 공부했다. 연극을 하다가 영화나 티브이로 가는 세태와는 정반대의 길을 갔다. 그리고 지난 2000년 꼭두라는 극단을 만들었다. 처와 처남은 단원으로, 장인은 고문으로 모셨다. 진만씨와 현아씨 모두 텔레비전 출연이나 광고 수입으로 번 돈을 연극에 쏟아붓고 있다.

“사위가 연출하는데 아주 혹사를 시켜요. 배우가 그것도 못해서 되겠냐고 따지죠. 난 일절 말을 안하고 연출이 원하는 대로 해요. 연습이 끝나면 장인과 사위지만, 무대에서는 배우와 연출가잖아요.”(전무송)

사위는 장인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울 따름이다. 김씨는 “오랜 경륜으로 연출의 요구를 다 수용해주시니까 너무 편하다”며 “일단 지적을 받아들이고 소화해 낸 다음 당신의 의견은 나중에 따로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대본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창출해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곁에서 보며, 자식들은 연기의 대가로서 아버지를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

이들이 ‘연극 가족’이 된 것은 전씨의 이력 탓이다. 서울예술대의 전신인 남산 드라마센터 출신으로 동랑 유치진에게서 연극을 배운 그는 해마다 꼭 1편 이상 연극에 출연하며 평생 연극에 몰두해 왔다. 올해로 45년째다. 모든 연기의 기초는 연극이고, 연극이 발전했으면 한다는 바람에서였다. <만다라> 같은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본업은 언제나 연극이었다. 딸도 동국대 연극영화학과를 나온 에스비에스 4기 탤런트이지만, 꾸준히 연극을 하고 있다. 아들은 서울예술대 연극과를 나와 국립극단에서 활동한 정통 연극배우다.

아버지 전무송, 사위 김진만, 딸 현아, 아들 진우씨(맨위부터 시계방향).
아버지 전무송, 사위 김진만, 딸 현아, 아들 진우씨(맨위부터 시계방향).


“엄마는 제가 연극하는 것도 싫어하셨는데, 동생마저 연극을 하겠다고 나서니까 반대가 심하셨죠. 연극하시는 아버지 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거든요. 게다가 사위도 연극 연출하는 사람이라고 하니 거의 경악하실 정도였죠. 그런데 이제는 ‘모두들 연극을 하니, 나는 매표소에 앉아있으면 딱 맞겠다’고 하실 정도로 열심히 도와주세요. 앞으로 엄마까지 출연하는 연극을 해보려구요. 사실 엄마가 연기를 가장 잘 하시거든요. 가족들 모두의 상대역을 해주다보니 그렇게 된 거죠.”(전현아) 17일~4월16일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극단 꼭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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