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브로크백마운틴’ 새로 나온 OST 2장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저릿한 감동을 주는 오에스티 앨범 두 장이 나왔다. 지난 6일 아카데미 음악상을 가져간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감독 이안)과 전설적인 컨트리 가수 자니 캐시의 삶을 다룬 <앙코르>(앨범 제목 <워크 더 라인>·감독 제임스 맨골드)의 음악이다. 두 앨범 모두 미국 남·서부 지방에서 꽃 핀 컨트리 음악을 밑그림으로 포크와 블루스의 감성을 덧대 따뜻한 그림을 완성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배경 음악은 짧고 단출하되 긴 여운을 남긴다. 첫 곡은 어쿠스틱 기타 두 대의 소곤거림으로 시작한다. 1분31초로 짧고 악기 편성도 단순한 이 곡은 카우보이 잭 트위스트와 에니스 델마의 끊길 듯 이어지는 사랑을 압축해 들려준다. 이 곡 이외에 배경음악도 소리 사이 텅 빈 공간으로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한다.
보컬이 들어간 노래들에도 군더더긴 없다. ‘히 워스 어 프렌드 오브 마인’은 밥 딜런의 원곡을 편곡해 담은 것인데 직설적인 노랫말로 영화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그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흐르네, 그는 내 친구였기 때문에, 그는 나그네처럼 떠돌다가 죽었지~.” 로저 밀러의 ‘킹 오브 더 로드’, 버디 홀리의 ‘이츠 소 이지’, 스티브 얼의 ‘더 데빌스 라이트 핸드’ 등 1960~80년대 노래들은 솔직한 노랫말과 편안하게 흐르는 포크 멜로디로 듣는 사람의 긴장을 풀며 눈물 맺히게 한다. 에밀리 해리스가 부른 ‘어 러브 댓 윌 네버 그로우 올드’도 한껏 애잔하다.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구스타보 산타올라야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브로크백 마운틴>이 포크의 향기를 담뿍 담았다면 <워크 더 라인>은 컨트리 음악에 블루스와 가스펠, 스윙을 섞어 로큰롤의 신바람을 낸다. 1950~60년대 대표적인 컨트리 가수 자니 캐시의 목소리는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대신했는데 중저음의 풍성한 느낌이 뒤지지 않는다. 그의 연인인 컨트리 가수 준 카터의 노래는 배우 리즈 위더스푼이 비음 잔뜩 넣어 굴러가 듯 불렀다. “당신이 내 것이기에 나는 바른 길을 간다네~.”(‘아이 워크 더 라인’) 유치하도록 담백한 노랫말은 쿵짝쿵짝 흥을 내는 기타를 타고 흐른다. ‘겟 더 리듬’, ‘크라이 크라이 크라이’ 등 자니 캐시의 인기곡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쥐락펴락했던 앨비스 프레슬리의 첫 싱글 ‘대츠 올 라이트’, 감칠맛 나는 피아노 선율이 유쾌한 제리 리 루이스의 곡 ‘루이스 부기’ 등도 담아 당시 로큰롤의 흥을 느끼게 해준다. 앨범을 닫는 호아킨 피닉스와 리즈 위더스푼의 듀엣 곡 ‘잭슨’은 경쾌하게 내달리며 행복한 결말을 예감하게 한다.
글 김소민 기자 사진 유니버설뮤직·소니비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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