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성악가 신영조 한양대 명예교수가 지난 14일 별세했다. 향년 80. 리음아트앤컴퍼니 제공
난도 높은 고음을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박인수, 엄정행과 함께 ‘3대 테너’로 사랑받은 미성의 성악가 신영조 한양대 명예교수가 지난 14일 뇌경색 투병 끝에 경기도 수원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0.
고인은 맑고 청아한 목소리에 고유한 스타일을 지닌 뛰어난 성악가였다. 특히 유경환의 시에 박판길이 곡을 붙인 가곡 ‘산노을’은 그의 ‘전매특허’나 마찬가지였다. 엄정행에게 ‘목련화’가 있고, 박인수에게 ‘향수’가 있다면 신영조에겐 ‘산노을’이 있었다.
그는 100여 차례의 독창회를 열고 오페라 무대에도 자주 올랐으며, 누구보다 우리 가곡을 사랑한 ‘가곡 전도사’였다. 1988년엔 콜린 데이비스가 지휘한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한국가곡 음반을 내기도 했다. 34년간 한양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하며 2009년 정년 때까지 수많은 제자를 키워낸 교육자이기도 했다.
1943년 9월 경남 창녕 태생인 고인은 장충고 야구 선수로 활약하다 어깨를 다쳐 병상에서 라디오를 통해 클래식에 빠져들었다. 이후 한양대에 음대에 진학해 성악가의 길을 걸었고, 독일 뮌헨 국립음대, 이탈리아 로마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에서도 수학했다. 1975년 리우데자이네루 국제 성악 콩쿠르에 입상한 뒤 귀국해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마술피리’에 타미노 왕자 역으로 출연했다. 이 공연을 본 인상 깊게 관람한 김연준 당시 한양대 이사장이 그를 한양대 음대 성악과 교수로 발탁했다.
2001년에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가 재활에 성공했고, 2008년엔 제자 김우경과 함께 정년 기념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이순호 씨와 딸 신교진·신명진·신경진 씨, 사위 문훈 씨가 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7일 오전 7시20분.
임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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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산노을’로 널리 알려진 테너 성악가 신영조 전 한양대 명예교수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80 신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