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칠리아 바르톨리
3옥타브 기교 뛰어난 바르톨리
섬세하고도 절제된 표현 오터
3월말∼4월초 잇단 내한
섬세하고도 절제된 표현 오터
3월말∼4월초 잇단 내한
체칠리아 바르톨리와 안네 소피 본 오터가 올 봄 비슷한 시기에 한국을 찾는다. 명실 공히 현존하는 메조 소프라노 중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이들은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긴밀하게 음악적 작업을 한 경험이 있는 성악가들로 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음악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음악적 개성과 특징은 많이 다르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바르톨리는 모차르트, 로시니, 벨리니, 베토벤, 슈베르트의 곡을, 오터는 비발디와 슈만, 브람스, 드뷔시의 곡을 부르게 되는데, 음악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음악적 경험이 될 것이다.
경이로운 음악적 기교
체칠리아 바르톨리 바르톨리는 19살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카라얀, 바렌보임 등 세계 최고 지휘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 <그라모폰>이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 95년 <르 몽드>가 선정한 ‘올해의 음악가상, 음반상’ 등을 수상했다. 바르톨리는 음악적 균형감과 시적 표현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 성악가다. 카치니(16세기 이탈리아의 작곡가)의 사랑 노래들에서 보여준 그의 능력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정도다. 음색을 바꿔가며 가사의 내용을 반영하고, 피아니시모에서 포르테까지의 변화를 한 프레이즈 안에서 유연하게 이끌어내며 곡의 극적 전개를 유도해 낸다. 피아니시시모로 소리를 내면서도 가사의 전달에 전혀 무리가 없는 점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음악적 기교의 구사도 뛰어나다. 비발디의 아리아에서는 당대의 노래에서 요구 되는 콜로라투라(18~19세기 오페라의 아리아 등에 즐겨 쓰인 선율 또는 그 양식)적 기교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으며 3옥타브가 넘는 음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도 그 안에서 매우 빠른 도약들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특히 그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17~18세기의 음악에서 이런 면은 더욱 부각된다. 투명하고 다채로운 소리-안네 소피 폰 오터
안네 소피 폰 오터는 ‘국제 음반 비평상’, ‘칸 클래시컬 어워드’, ‘그라모폰 어워드’ 등을 수상했고 클라우디오 아바도, 콜린 데이비스 등 세계 정상급 지휘자들과 작업하고 있는 또 한 명의 능력 있는 성악가이다.
바르톨리가 기존의 레퍼토리에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들을 더해가고 있다면 오터는 바로크 시대의 음악에서 근·현대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소화하면서 음악적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깨끗한 음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흐름이 자연스럽고, 매우 섬세하면서도 절제되어 있어, 소리가 두꺼운 편이면서 음의 색채가 화려한 바르톨리의 소리와는 구별된다.
오터는 곡마다 필요한 소리와 효과, 그리고 색깔을 만들어내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헨델의 ‘울게하소서’를 부를 때는 소리의 투명함에, 슈트라우스의 가곡들을 부를 때는 소리의 표정이 다양하고 다채로움에 놀라게 된다. 또한 소리의 굵기와 가늘기, 두텁고 엷음, 가벼움과 무거움을 조절하여 가사의 내용을 음악적으로 반영하는 능력은 그가 연주한 슈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많은 이들의 찬사를 얻고 있다. 이곡에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초연한 듯하면서도 청중을 배려하고, 유연한 듯하지만 범접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극적인 변화를 자제하고 있으나 표현과 화법에서 다양한 배경과 영상을 상상하게 한다. 왕치선/음악평론가 queenwng1@hanmail.net
체칠리아 바르톨리 바르톨리는 19살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카라얀, 바렌보임 등 세계 최고 지휘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 <그라모폰>이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 95년 <르 몽드>가 선정한 ‘올해의 음악가상, 음반상’ 등을 수상했다. 바르톨리는 음악적 균형감과 시적 표현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 성악가다. 카치니(16세기 이탈리아의 작곡가)의 사랑 노래들에서 보여준 그의 능력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정도다. 음색을 바꿔가며 가사의 내용을 반영하고, 피아니시모에서 포르테까지의 변화를 한 프레이즈 안에서 유연하게 이끌어내며 곡의 극적 전개를 유도해 낸다. 피아니시시모로 소리를 내면서도 가사의 전달에 전혀 무리가 없는 점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음악적 기교의 구사도 뛰어나다. 비발디의 아리아에서는 당대의 노래에서 요구 되는 콜로라투라(18~19세기 오페라의 아리아 등에 즐겨 쓰인 선율 또는 그 양식)적 기교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으며 3옥타브가 넘는 음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도 그 안에서 매우 빠른 도약들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특히 그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17~18세기의 음악에서 이런 면은 더욱 부각된다. 투명하고 다채로운 소리-안네 소피 폰 오터
안네 소피 폰 오터
오터는 곡마다 필요한 소리와 효과, 그리고 색깔을 만들어내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헨델의 ‘울게하소서’를 부를 때는 소리의 투명함에, 슈트라우스의 가곡들을 부를 때는 소리의 표정이 다양하고 다채로움에 놀라게 된다. 또한 소리의 굵기와 가늘기, 두텁고 엷음, 가벼움과 무거움을 조절하여 가사의 내용을 음악적으로 반영하는 능력은 그가 연주한 슈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많은 이들의 찬사를 얻고 있다. 이곡에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초연한 듯하면서도 청중을 배려하고, 유연한 듯하지만 범접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극적인 변화를 자제하고 있으나 표현과 화법에서 다양한 배경과 영상을 상상하게 한다. 왕치선/음악평론가 queenw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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