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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십계’ 와 ‘미스 사이공’ 초대형 뮤지컬 2편 개봉박두

등록 2006-03-29 22:51수정 2006-03-31 15:39

미스 사이공
미스 사이공
프랑스와 영·미권을 각각 대표하는 초대형 뮤지컬 두 편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십계>와 영국과 미국에서 공전의 흥행을 기록한 <미스 사이공>. 웅장한 세트와 화려한 볼거리, 아름다운 음악이 공통점인 두 작품을 뮤지컬평론가 원종원(37) 교수(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의 도움을 받아 분석해 보았다.

십계
십계

프랑스대작으로 태어난 모세

‘십계’

샹송과 군무 어울린 75억짜리 ‘경기장 뮤지컬’

프랑스에서 뮤지컬이 인기를 얻은 것은 1990년대 말부터. 오페라를 사랑하는 프랑스인들은 뮤지컬을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장르로 취급하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 프랑스인들에게 뮤지컬의 맛을 제대로 보여준 것은 <노트르담 드 파리>였다. <노트르담…> <로미오와 줄리엣>과 함께 프랑스 3대 뮤지컬로 일컬어지는 <십계>는 <노트르담…>의 성공에 자극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2000년 프랑스에서 초연돼 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시디와 디브이디, 비디오테이프를 합쳐 420만개가 팔려나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형 무대 장치. 일반 극장에서는 소화하기 어려운 크기의 무대를 사용하는 탓에 모든 공연을 경기장에서 치러야 했기 때문에 ‘경기장 뮤지컬’이라고 불린다. 다른 공연의 두배가 넘는 130여명의 스태프를 동원해 가로 55m, 세로 20m, 높이 20m의 거대한 무대를 만든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 <노트르담…> 무대의 2.5배 크기이며, 75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리허설 기간만 20일을 잡고 있다.

한국에 오는 공연팀은 중도에 한차례 바뀐 모세 역을 제외하고는 초연 당시 캐스팅 그대로다. 구약성서를 바탕으로 이집트왕 람세스와 히브리인 지도자 모세의 우정과 갈등, 두 사람이 동시에 사랑하는 네페르타리 공주와의 삼각관계 속에서, 억압받던 히브리인들이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프랑스의 유명 영화감독 엘리 슈라키가 연출했으며, 프랑스 최고의 대중음악 작곡자 파스칼 오비스포가 음악을, 세계적인 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이 의상을 맡았다.


<노트르담…>처럼 비음섞인 유장한 샹송풍 노래와 아크로바트 수준의 역동적인 군무가 인상적이다. 대사 없이 노래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다른 프랑스 뮤지컬과 마찬가지다. 커튼콜을 위해 따로 만든 ‘랑비 데메’는 ‘2001년 프랑스의 노래’로 선정됐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리브레’, ‘레디 꼬멘드멍’ 같은 노래는 주옥같은 뮤직 넘버로 꼽힌다.

박창우 기획총괄실장은 “<노트르담…>보다 극적인 요소를 훨씬 많이 가미한 작품”이라며 “모세가 바다를 가르는 장면에서는 막대한 스모그를 분사해 무대 뿐 아니라 1층 브이아이피석까지 뒤덮은 뒤 가운데를 가르는, 바다가 갈라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장관을 연출할 것”이라며 고 말했다. 4월11일~5월9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1588-6122.

국내 손거친 불후의 명작

‘미스 사이공’

아름다운 선율 돋보이는 베트남판 ‘나비부인’

감동적인 드라마가 강점인 작품이다. 특히 킴이 자신의 아이를 미국에 보내기 위해 자살하는 장면은 수많은 관객들을 울려왔다. 또한 숱한 배우 지망생들에게 뮤지컬 배우의 꿈을 심어줬을 만큼 아름다운 선율을 담고 있다.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미군 병사 크리스와 베트남 여인 킴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베트남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의 오리엔탈리즘적 시선과 실패한 전쟁에 대한 아쉬움을 바탕에 깔고 있어 우리가 보기에는 편치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세계 23개국 240개 도시를 돌며 공연을 하면서 여러차례의 수정을 거쳐 그런 단점을 많이 보완했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레 미제라블>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미스…>는 4작품 가운데 우리나라에 가장 늦게 소개되는 작품이다. 이른바 4대 뮤지컬의 공통점은 영국에서 공연을 시작해 미국에서도 성공했다는 것. <미스…> 역시 198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뒤 1991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으며 각각 10년 동안 장기공연을 했다.

음악은 <레 미제라블>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이며 뮤지컬계의 전설이 된 클로드 미셸 숀버그(작곡)와 알랭부빌(작사)의 손을 통해 탄생했다. 이들은 서정적인 멜로디와 깊이 있는 음악을 탄탄한 클래식의 기반 위에서 만들어 냈다. 크리스의 미국 부인 엘렌과 킴이 함께 부르는 ‘아이 스틸 빌리브’는 조수미가 자신의 뮤지컬 음반에 취입했을 정도로 유명한 노래. 킴과 크리스와의 이중창 ‘선 앤 문’을 비롯해 ‘더 세이크리드 버드’, ‘라스트 나잇 오브 더 월드’ 같은 노래도 매혹적이다.

현재 영국에서는 투어팀이 전국을 돌고 있으며, 우리나라 공연은 우리 배우들로 다시 캐스팅했다. 원제작진이 캐스팅을 하다보니 국내에는 얼굴이 알려져 있지 않은 무명의 배우들이 주연으로 캐스팅됐는데(크리스 역에 마이클 리, 킴 역에 김아선·김보경), 이들이 어떤 연기와 노래를 펼칠지는 지켜봐야 한다.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며 극을 이끌어 나가는 엔지니어 역을 맡게 된 김성기는 절묘한 캐스팅이라는 평이다. 이와 함께 한국 공연이 원작의 스펙타클을 되살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원형을 그대로 본뜬 헬리콥터를 영상으로 대체하는 등 제3의 버전을 무대에 올리기 때문이다. 6월28일~8월20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9월1일~10월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518-7343.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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