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아에라' 인터뷰서 심경 고백
요리책 '8명의 식탁'도 펴낼 계획
요리책 '8명의 식탁'도 펴낼 계획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지난주에 발매된 4월3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의 시사주간지 '아에라(AERA)'의 표지 모델로 실렸다.
그는 아에라와의 인터뷰에서 "지휘는 내일 그만둬도 좋다. 후회는 없다"라며 자신의 음악 인생을 정리했다.
프랑스 국립바스티유오페라단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의 교향악단을 지휘해 온 그는 "자신에게 만족할 수는 없다"면서 "'이 정도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늘 정신적으로 압박한다"고 말했다.
연주회나 음반 녹음이 끝난 뒤 만족감이 들어도 나중에 다시 들으면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 17살에 미국의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을 때도 어머니가 "지독한 연주였다고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고 회고했다.
정명훈이 당장 지휘자를 그만둬도 후회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휘 말고도 다른 할 일이 있기 때문. 그는 "이제부터 교육을 중심으로 지휘 이외의 개인적인 활동에 중점을 두고 싶다. 내가 은사들로부터 배운 것을 내 다음 세대에 되돌려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특별음악고문이기도 한 그는 단원들에게 늘 "사회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다하는 오케스트라가 돼라"고 강조한다고 한다. 그가 어린이를 위한 교육 활동과 자선 연주 등에 시간을 아끼지 않는 것도 "사회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4남3녀 중 여섯째로 태어난 그는 자식들의 교육에 심혈을 쏟았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음악을 배우게 됐다. 1961년에는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가족 전원이 미국으로 이주해 7명 중 4명이 음악대학으로 유명한 미국의 줄리아드 음대에 다녔다. 누나 둘도 저명한 음악가다.
정명훈의 미국 생활이 편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음대에 입학했을 때는 집안 일을 돕는 것은 물론 신문 배달과 잔디깎기 등으로 용돈을 벌었다. 그런 중에 새롭게 발견한 재능이 요리. 가족의 식사는 아버지와 둘이서 준비했다. 지금도 집에 있을 때는 요리를 한다. 주로 만드는 요리는 한식과 이탈리아 음식이다. 머지않아 '8명의 식탁'라는 요리책을 낼 예정이다. "우리 부부와 아들 셋, 그리고 아들의 미래의 파트너들까지 모두 모였을 때 내가 만든 요리를 대접하는 것이 요리인으로서 나의 하이라이트가 되겠죠. 그런 장면을 상상하며 거기에 맞는 메뉴를 모았습니다." 정명훈은 가장 싫어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 스타 음악인답지 않게 "사진촬영, 그 다음은 인터뷰"라고 대답해 취재기자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서현주 통신원 sutekinast@yna.co.kr (도쿄=연합뉴스)
정명훈의 미국 생활이 편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음대에 입학했을 때는 집안 일을 돕는 것은 물론 신문 배달과 잔디깎기 등으로 용돈을 벌었다. 그런 중에 새롭게 발견한 재능이 요리. 가족의 식사는 아버지와 둘이서 준비했다. 지금도 집에 있을 때는 요리를 한다. 주로 만드는 요리는 한식과 이탈리아 음식이다. 머지않아 '8명의 식탁'라는 요리책을 낼 예정이다. "우리 부부와 아들 셋, 그리고 아들의 미래의 파트너들까지 모두 모였을 때 내가 만든 요리를 대접하는 것이 요리인으로서 나의 하이라이트가 되겠죠. 그런 장면을 상상하며 거기에 맞는 메뉴를 모았습니다." 정명훈은 가장 싫어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 스타 음악인답지 않게 "사진촬영, 그 다음은 인터뷰"라고 대답해 취재기자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서현주 통신원 sutekinast@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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