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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에도시대 미인들과 정원 거니는 듯

등록 2006-04-05 22:01

일본 전통 목판화 ‘우키요에’ 22일까지 두번째 서울나들이
화면 속의 200여년 전 일본 풍경과 일본의 서민들은 미세한 색과 몸짓으로 꿈틀거린다. 최소한 다섯가지 이상의 색감을 내는 푸른 빛의 전원 풍경과 온갖 다양한 몸놀림으로 당대 풍속을 재구성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일본 근세 에도시대의 난만한 분위기가 현실처럼 물씬 다가온다.

22일까지 서울 광화문 일본 국제교류기금 서울 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우키요에 황금기-미인화와 풍경화의 세계’ 전은 일본의 전통 목판화 ‘우키요에’의 진수를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세속의 풍경과 미인도를 형형색색의 목판으로 찍어낸 우키요에는 강렬한 색채감과 마치 스냅사진을 찍은 듯 생생한 일상성, 소재의 모던한 감각적 구성 등이 가장 큰 매력이다. 모네와 고흐 등의 유럽 인상파 대가들이 우키요에에 심취했던 것도 고루한 이야기를 들이대지 않고, 단순담백한 서민적 삶의 순간들을 평면적인 화면에 담았기 때문이었다.

2004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이 전시는 우키요에의 대명사인 미인화와 풍경화에 초점을 맞추고 기타가와 우타마로, 가츠시카 호쿠사이, 우타가와 히로시게 등 18~19세기 대가들 작품들을 선별하고 있어 일본 미술사 이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타마로의 미인화와 히로시게, 가츠시카 호쿠사이 등의 풍경화 가운데 55점을 골라 소개한다.

작품들은 대개 ‘니시키에’라 불리우는 다판 다색 목판화 기법으로 만든 것들이다. 풍경화 분야에서는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작업이 백미인데, 후지산 부근의 아름다운 경치와 인정의 모습을 그린 ‘후카쿠 36경’ 연작들은 꿈틀거리는 듯한 필선과 박진감 넘치는 구도가 일품이다. 오늘날 세계를 휩쓰는 저팬 애니메이션의 주역들이 미리 섭렵하거나 참고한다는 대가다. 후지산을 기어 오르는 등반객들의 기기묘묘한 자태를 담은 ‘후지산 등반’ 등이 나왔다. ‘도카이도 53역’ ‘명소 에도 백경’ 등으로 알려진 우카가와 히로시게는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일상적인 풍경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작품 가운데 ‘카메이도텐진 경내’는 모네가 지베르니 정원에서 그린 유명한 연작인 ‘수련의 연못’에 큰 영향을 준 정원의 다리 그림이다. 미인화는 기타가와 우타마로의 작품들이 눈대목이다. 전신상으로만 그려졌던 미인화를 여성 상체, 얼굴만을 클로즈업 하는 구도로 개성은 물론 감정까지 표현하고 있다. 목욕도의 걸작으로 꼽히는 도리 기요나가의 <여탕>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출품작들은 에도시대 전통기술을 이어받은 현대 우키요에 장인이 새롭게 판을 짜서 찍은 복각화들이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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