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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뮤지컬 ‘꼭두별초’ 몽고군 홀린 ‘전쟁춤’

등록 2006-04-05 23:18

실감나는 전투장면 위해
국내 최초 전투코치 기용
‘국악’ 뮤지컬넘버 기대돼
“대부도 별초가 인주(인천의 옛 이름) 땅 경계인 소래산 아래까지 진격해서 몽고군 100명을 무찔러 도주하게 했다.”(<고려사> 24권 중에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자체 제작한 뮤지컬 <꼭두별초>는 이 한 줄의 역사에서 비롯했다. 몽고군이 쳐들어왔을 때 고려 조정은 백성들을 큰 섬으로 피난시켜 둔병 생활을 하게 했다. 안산 인근의 백성들은 대부도로 들어가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으며 보초 임무를 병행하는 별초군 활동을 하고 있었다.

민중들의 대몽 항쟁을 뮤지컬로

<꼭두별초>는 이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민초들과 삼별초가 힘을 합쳐 몽고군을 물리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만든다. 몽고군에게 아비를 잃은 비운의 여인 ‘처랑’(김유진)을 중심으로, 드잡이패(광대패)의 모가비(우두머리) ‘바우’(박용), 삼별초의 장수 ‘학주’(양준모)의 사랑과 복수, 그리고 몽고군과의 전투가 큰 뼈대다.

“민중들의 항쟁에 관한 역사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꼭두별초>는 무력이 아니라 춤과 노래로 싸웠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지난해 공연보다 드잡이패를 더 강조할 생각입니다.”(연출가 황두진·서울예술대학 연극과 교수)

이 작품의 원작이 된 별초무는 삼별초가 몽고군과 대치하여 싸우던 안산 별망성 지역에서 성행하던 일종의 전쟁 춤이다. 검은 옷에 도깨비 탈을 쓰고, 눈과 볼에는 숯검정을 바르고 쌍검을 휘두르는 춤이다. 안산 지역에는, 삼별초가 이 춤으로 몽고군을 홀려 숫적인 열세를 극복하고 싸움에서 이겼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안산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1988년 이 춤을 복원해 무용극으로 만든 뒤 2004년까지 해마다 상연한 바 있다.

국내 최초로 전투 코치 기용

<흉가에 볕들어라> <해일> <육분의 륙> 등을 쓰고 연출한 작가 이해제씨가 대본을 썼으며, 실감나는 전투 장면을 위해 국내 최초로 전투 코치를 기용했다. 전투 코치가 기존 무술감독과 다른 점은 싸움을 ‘연기’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싸움 연기를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임무입니다. 각도만 조금 달리하면 실제로 칼을 부딪히지 않고서도 실감나는 연기를 할 수 있거든요.”

전투 코치 조인표(31)씨는 <호랑이 선생님>에 출연했던 아역탤런트 출신이다. 연기공부를 하려고 영국에 갔다가 무대동작 및 무대전투 분야를 전공하게 됐다. 현재 중앙대 등에서 연기를 강의하고 있다.

현장에서 듣는 국악 연주 기대

서양음악이 아닌 국악을 바탕으로 모든 노래를 작곡한 것도 특이하다. 중앙대에서 국악을 전공하고 중앙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국(35)씨는 격정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창작 국악을 뮤지컬 넘버로 빚어냈다. 연출가 황두진씨는 “가야금과 피리, 해금, 아쟁, 북, 장구 등이 빚어내는 우리의 하모니를 현장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시립국악단이 협연한다.

제작감독을 맡고 있는 조경환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은 “팝송이나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 뮤지컬도 우리 말과 우리 가락으로 우리 얘기를 하는 창작품이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며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창작뮤지컬을 만들고 흥행시키는 전범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지난해 10월 이 작품을 처음 무대에 올렸으며, 내년에는 서울에서도 상연할 예정이다. 12~16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 (031)481-3838.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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