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 밴드 헌정음반
60, 7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소울, 펑크 밴드인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의 헌정음반 <디퍼런트 스트로크스 바이 디퍼런트 폴크스>가 나왔다.
지난 2월달 그래미상 시상식 중에 있었던 헌정공연을 계기로 미국의 팝, 록, 힙합계의 대표적인 가수들이 모여 펑크음악의 고전에 각자 자신들의 색깔을 입혔다. 참가한 음악인은 ‘마룬5,’ 존 레전드 등 신성에서부터 ‘퍼블릭 에너미’의 척 디와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 등 노장까지 아우른다.
이중 존 레전드는 조스 스톤과 함께 ‘슬라이’의 최대 히트곡 중 하나인 ‘패밀리 어패어’를 부르면서 과거 소울과 펑크의 느낌을 깔끔하게 살려낸다. ‘더 루츠’는 자신의 앨범 <더 티핑 포인트>에서 썼던 ‘에브리바디 이즈 어 스타’를 다시 선보였다. 이 곡은 단순한 리믹스를 넘어서 원곡을 살짝만 샘플링하면서 창의적인 해석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아웃캐스트’의 빅 보이는 슬리피 브라운, 킬러 마이크와 함께 ‘러닝 어웨이’를 재해석했다. 원곡에 혼섹션과 키보드, 스크래치를 첨가하면서, 원곡에서는 연주로만 나오는 대목에 노래와 랩을 붙여 새로운 느낌을 준다.
‘슬라이’는 196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실베스터 스튜어트 등에 의해 결성된 밴드로, 인종과 성별을 뒤섞은 미국 최초의 밴드로 평가받는다. 70년대 초반까지 평단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받으면서 <댄스 투 더 뮤직> <라이프> <스탠드> 등의 음반을 내놓았다. <엘에이 타임즈>는 최근 기사에서 미국 대중 음악의 장르별 구별을 부순 선구자로 슬라이를 평가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슬라이가 “록과 소울, 백인과 흑인 등의 모든 차이를 가로질러 무단횡단했다.”
이 밴드의 영향은 이후에도 지대해서 70년대의 스티비 원더와 허비 핸콕, 80년대의 프린스와 마이클 잭슨, 그 이후의 비스티 보이스, 그리고 오늘날의 아웃캐스트와 블랙 아이드 피스에 이르는 다양한 가수들이 그의 음악적 세례를 받았다. 2003년 음악잡지 <롤링 스톤>은 영미 대중음악의 명반을 발표하면서 슬라이의 음반 4개를 최고의 명반 200개 안에 놓았다. 미국의 저명한 음반 비평가인 조엘 셀빈은 그의 책 ‘포 더 레코드: 슬라이 앤드 더 패밀리 스톤’에서 “흑인 음악에는 두 가지가 있다. 슬라이 스톤 이전의 흑인 음악과 이후의 흑인 음악이 있다”는 글로 이 밴드를 극찬했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사진 소니비엠지 뮤직 제공
사진 소니비엠지 뮤직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