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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대형뮤지컬 ‘아이다’ 8개월 최장공연 박명성 신시 대표

등록 2006-04-06 20:16수정 2006-04-06 20:21

런던서도 망할까봐 못한것 들여오고 한두달간 불면증
중년 관객몰이 순익 25억 성공 무모한 도전 5년 스케쥴 꽉 차
도중하차 할거라고 모두 뜯어말렸지요

“저도 앞이 캄캄했어요. 한두 달 지나니까 내가 왜 이런 짓을 저질렀나 싶더라구요. 불면증에도 시달렸죠. 뒤를 돌아보니 막막하고, 앞을 보니 깝깝스럽고. 지금까지 해온 작품 중 최고로 노심초사한 작품이었어요.”

박명성(43)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이사의 낯빛이 밝다.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한 모양이다. 오는 20일이면 그를 그토록 노심초사하게 했던 뮤지컬 <아이다>가 막을 내린다. 지난해 8월27일 첫 공연 이래 무려 8개월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대극장 뮤지컬로는 최장 기록이다.

마지막 날까지 올라가는 공연은 모두 278차례. 그동안 20만명의 관객이 <아이다>를 봤다. 매출액은 155억원, 순이익은 25억원 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목표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다른 제작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작품만 좋으면 흥행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줬죠. 낮은 인지도 탓에 런던에서도 망할까봐 못했던 공연을 우리가 한 거예요.”

가수 옥주현의 뮤지컬 데뷔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정작 끝까지 공연을 할 수 있었던 힘은 작품 자체에 있었다. 완벽에 가까운 무대 장치와 찬란하게 쏟아지는 조명, 화려한 의상은 볼거리로서 뮤지컬의 수준을 한껏 높여놓았다. “100% 자동으로 무대가 돌아가”기 때문에 컴퓨터에 사소한 오류라도 나면 공연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 공연 4개월째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박 대표가 극장(엘지아트센터)에 나간 까닭이다.

그가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 200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당시 문예진흥원) 지원으로 뉴욕에 연수를 갔을 때다. “그때까지 접해본 적이 없는 무대 메커니즘에 매료됐어요. 너무 좋아서 여섯 번이나 봤죠. 동경만 하고 있다가 3년 전에 협상권한을 얻고나서는 바로 공연을 시작할 것처럼 가슴이 뛰었어요.”


하지만 8개월 장기 공연을 하겠다고 하자 주위에서 뜯어말렸다. 단 한 사람의 예외도 없었다. 도중에 포기하고 막을 내릴 거라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고급한 공연을 추구하는 관객층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진부한 것 같지만 가슴저린 러브스토리는 중년들에게 호소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결과는 그의 동물적인 감각이 옳았음을 입증해 줬다.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40대 이상 중년 관객층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데 성공한 것이다. 최근 관객몰이에 성공한 굵직한 수입 뮤지컬은 거의 다 그의 손을 거쳤다.

“이제 수입할 수 있는 뮤지컬은 거의 다 들어왔어요. 일본에서도 오리지널 팀의 투어 공연이 매력을 잃은 지가 벌써 5년이 넘었거든요. 해도 거의 망하죠. 우리 것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을 선진국 수준으로 만들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겁니다.”

지난 2003년부터 4년째 준비해온 대형 창작 뮤지컬 <댄싱 섀도우즈>는 그의 이런 혜안에서 비롯한 것이다. 차범석의 희곡 <산불>을 뮤지컬로 만드는 이 작품은 세계적인 록그룹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에릭 울프슨이 작곡하고, <죽음과 소녀> <디 아더 사이드>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칠레 출신의 망명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이 각색을 맡았다. 세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다. 내년 봄 일본에서 먼저 개막한 뒤 한국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무모하고 저돌적인” 그의 도전은 앞으로 5년 동안 스케줄이 꽉 차 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신시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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