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차례로 이경한, 이동엽, 강한, 신대철
한 곡은 방송불가…“어이없다”
“침체된 록에 자극제 되길”
“침체된 록에 자극제 되길”
‘시나위’가 9집 음반 <리즌 오브 데드 벅스>를 들고 4년 4개월만에 돌아왔다. 이제 20돌을 맞은 이 그룹은 새 음반에서 록 음악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랩과 펑크 등의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시나위’를 한국 록의 중심으로 인식하던 기존의 팬들이라면 당황스러울 만한 변화다. 리더인 신대철은 “예전 같으면 시나위 스타일이 아니라고 누락시켰을 곡도 이번에는 과감하게 넣었다. 단일한 색깔이 없는 것이 이번 앨범의 색깔”이라고 말했다.
첫 곡 ‘날 잊지 말아줘’에서부터 변화는 또렷이 드러난다. 톡톡 튀는 펑키 리듬에 “영화 속 장면처럼/ 달리는 차안에서/ 뛰어내리지는 마/ 그러지마” 같은 노랫말을 듣다보면 ‘이게 시나위 노래 맞나?’하고 되묻게 된다.
펑키 리듬의 록 ‘가면’ 에서는 보컬 강한의 목소리가 랩과 힙합 스타일에 얹히고, ‘죽은 나무 파트 투’에서는 피아노의 재즈적인 선율이 곡의 한 구석을 관통한다.
신대철은 이런 변화를 “진화”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옛날부터 시나위의 음악을 들어온 분들은 의아해하실 것 같아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도 적어지고, 음악을 보는 시야는 넓어진 것 같아요.”
자신의 음악적인 변화를 설명하면서 신씨는 재즈의 대가 마일즈 데이비스의 예를 들었다. “마일즈 데이비스는 쿨 재즈를 40년대 말에 내놓고 나서 10년이 지나서는 또 모달 재즈를 선보였어요. 그런 분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창조하죠. 그 정도의 업적을 이룰 수는 없겠지만, 항상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의미기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새 음반에 다른 장르로의 음악적 실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기지론’이나 연주곡인 ‘뛰는 개가 행복하다’ 같은 곡을 들으면 시나위의 음악적 중심은 여전히 정통 록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 앨범은 또 한국 록의 고전인, 신중현의 ‘미인’을 리메이크한 곡도 담고 있다. “우리나라 록 음악의 교본이라고 할 만한 곡이 많지 않아요. 후배 입장에서 이런 교본들을 부각하고, 재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나위’ 새 음반의 발매 이후, 방송사 쪽에서 “웃기는” 조치를 취했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국회의원과 교사를 풍자한 ‘모기지론’에 대해 방송불가 판정을 냈다. 시나위 성원들은 큰 관심은 없는 표정들이었다. “별로 신경 안 써요. 그냥 좀 어이가 없는 일이죠.”(이경한, 베이스)
“만약에 네티즌을 풍자하는 노래였다면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을까요?”(강한, 보컬)
“우리도 이참에 ‘방송불가’라는 프로젝트 그룹 만들어서 금지곡 메들리나 부를까?”(웃음)(이동엽, 드럼) 시나위의 관심은 오히려 이번 음반이 침체된 국내의 록 음악을 되살렸으면 하는 기대에 있었다. “우리가 1996년에 5집 앨범을 내고 나서 국내에 록 밴드들이 여러 곳 결성되면서 록 음악이 활성화되었던 것 같아요. 최근에도 많은 밴드들이 음반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우리 록 밴드들 사이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있길 바랍니다.”(신대철) 이번 음반 작업에 참여한 ‘시나위’의 성원들은 리더인 신대철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새 얼굴들이다. 보컬인 강한(26)은 약 300여명의 경쟁자 중에서 선택된 경우. 상명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홍대 앞 펑크 밴드에서 활동한 바 있다. 의정부의 학원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년여 국어를 가르친 독특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새 앨범에서도 네 곡의 노랫말을 맡았다. 이동엽(29)과 이경한(29) 같은 경우 이미 베테랑급 연주자들이다. 이동엽은 이미 한국 하드록의 최고봉 ‘블랙신드롬’에서 활동하면서 실력을 검증받은 경우. 이경한 역시 2003년 신대철이 부활의 김태원, 백두산의 김도균과 함께 만들었던 프로젝트 밴드 ‘디오에이’에 참여한 바 있다. 새 얼굴들이 참여한 시나위의 음악적 “진화”의 방향은 앞으로 어느 쪽일까. “시나위가 간 길은 항상 최초이기 때문에 우리도 어디로 갈지 모르겠어요. 다만 끊임없이 새로운 대안들을 제시하면서 음악적인 지평을 여는 리더가 되길 바랍니다.”(신대철)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사진 케이 패일리 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도 이참에 ‘방송불가’라는 프로젝트 그룹 만들어서 금지곡 메들리나 부를까?”(웃음)(이동엽, 드럼) 시나위의 관심은 오히려 이번 음반이 침체된 국내의 록 음악을 되살렸으면 하는 기대에 있었다. “우리가 1996년에 5집 앨범을 내고 나서 국내에 록 밴드들이 여러 곳 결성되면서 록 음악이 활성화되었던 것 같아요. 최근에도 많은 밴드들이 음반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우리 록 밴드들 사이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있길 바랍니다.”(신대철) 이번 음반 작업에 참여한 ‘시나위’의 성원들은 리더인 신대철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새 얼굴들이다. 보컬인 강한(26)은 약 300여명의 경쟁자 중에서 선택된 경우. 상명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홍대 앞 펑크 밴드에서 활동한 바 있다. 의정부의 학원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년여 국어를 가르친 독특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새 앨범에서도 네 곡의 노랫말을 맡았다. 이동엽(29)과 이경한(29) 같은 경우 이미 베테랑급 연주자들이다. 이동엽은 이미 한국 하드록의 최고봉 ‘블랙신드롬’에서 활동하면서 실력을 검증받은 경우. 이경한 역시 2003년 신대철이 부활의 김태원, 백두산의 김도균과 함께 만들었던 프로젝트 밴드 ‘디오에이’에 참여한 바 있다. 새 얼굴들이 참여한 시나위의 음악적 “진화”의 방향은 앞으로 어느 쪽일까. “시나위가 간 길은 항상 최초이기 때문에 우리도 어디로 갈지 모르겠어요. 다만 끊임없이 새로운 대안들을 제시하면서 음악적인 지평을 여는 리더가 되길 바랍니다.”(신대철)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사진 케이 패일리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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