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3만장 팔려…‘파트너 포 라이프’ 1위
꾸준한 음악성 바탕 ‘미디엄 템포 발라드’ 호평
꾸준한 음악성 바탕 ‘미디엄 템포 발라드’ 호평
3집 앨범 바람몰이 ‘SG워너비’
이달 초 3집 음반 〈더 서드 마스터피스〉를 낸 그룹 ‘에스지 워너비’의 바람이 거세다. 새 음반은 판매 순위는 물론, 온라인 음악 사이트 차트를 휩쓸고 있다.
음반판매를 집계하는 한터정보시스템에 따르면, 3집은 지난주에만 약 3만1천장이 팔려나갔다. 두 번째로 많이 팔린 김종국 4집이 약 1만3천장이 팔린 것에 비하면 두배가 훌쩍 넘는 판매량. 다른 음반 판매회사 핫트랙스의 인기 순위에서도 역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광화문 핫트랙스 매장의 한 직원은 “최근 차트 1위를 하는 다른 곡들에 비해서도 약 1.5배는 더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온라인 음악사이트도 거의 ‘에스지 워너비’의 독무대다. 삼성생명의 협찬을 받아 만든 머릿곡 ‘내 사람: 파트너 포 라이프’는 멜론, 도시락, 맥스엠피스리 등 차트에서 3주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다른 수록곡 ‘사랑했어요’ ‘폭풍’도 이들 순위에서 10위 안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멜론의 인기 순위 100위 안에 3집 음반 수록곡 15곡을 모두 올려놓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인기 순위가 음반에 수록된 노래들의 순서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 머릿곡 ‘내 사람’부터 마지막 노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까지 자기들끼리 조금씩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나란히 음반 순위에 올랐다. ‘에스지 워너비’의 대중적인 감각과 기획력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2004년 데뷔 이후 두 개의 정규 음반과 리메이크 음반으로 속칭 ‘미디엄 템포 발라드’를 한국 대중음악의 주류로 밀어올린 ‘에스지 워너비’는 이번 3집 음반에서도 이전의 음악적 중심을 유지했다. 그 대신 악기 구성을 다양화하고, 감정을 이전에 비해 절제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었다. 최근의 음악적인 대세를 따라 양산되고 있는 다른 비슷한 그룹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시도다. ‘에스지 워너비’의 막내 김진호는 “비슷한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가 최근에 많이 나와서 3집에서는 변화를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대중적인 평가는 호의적이다. 한 음악 사이트에 ‘필라이프39’라는 이름으로 평을 올린 한 누리꾼은 “전체적으로 미디엄 템포의 베이스에 몇가지 조미료를 첨가한 듯한 앨범”이라며 “가요계 최고의 트렌드 메이커로 자리잡은 그들의 위력을 충분히 맛볼 수 있”다고 평했다. ‘승주0202’라는 이름을 쓴 누리꾼은 “약간 식상하지만 무난한 듯 들을 수 있는 앨범”이라고 썼다. 3집 음반을 사려고 광화문의 한 음반매장을 들른 회사원 공명진(34)씨는 “미리 들어보니, 듣기 좋은 꾸준한 음악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 평론가 강헌씨는 ‘에스지 워너비’를 가리켜 “아이돌 스타 중에서는 음악적으로 우수한 그룹”이라고 평하면서 “80년대 발라드와 90년대 아르앤비의 요소를 대중적으로 소화했다”고 말했다. 또 “요즘엔 한두곡만 떠서는 음반 판매가 어려울 정도로 시장이 어렵다 보니, 음반 전체에 걸쳐 음악적인 완성도를 높인 듯하다”고 평했다.
대중음악 평론가 신현준씨는 ‘에스지 워너비’가 인터넷을 통해서 음악을 소비하는 세대에 맞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신씨는 “이제는 방송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듣기 좋은 음악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대중가수들도 비주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음악으로 승부하는 세대로 돌아온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티브이 세대보다 이전 라디오 세대와 조금 더 유사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태 기자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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