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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만·희 전작을 보고 싶다

등록 2006-05-09 20:25

영상자료원 12일부터 특별전
51편 중 남아 있는 22편 상영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회고전으로 재조명했던 고 이만희(1931~75) 감독의 전작전 ‘영화천재 이만희’가 12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효인) 고전영화관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거장 감독의 대표작들을 상영하는 회고전은 종종 열려왔지만 전작을 상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에서 상영됐던 10편을 포함한 총 22편이 상영된다. 엄밀히 말해 이번에 상영되는 22편이 이만희 감독의 ‘전작’은 아니다. 61년 <주마등>으로 감독 데뷔한 이만희는 생전에 51편의 영화를 만들었지만 대표작 <만추>를 비롯해 이십여 편의 필름이 분실되거나 소실됐기 때문에 이번 상영작들이 현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만희 영화세계의 전부다.

상영금지된 지 37년만에 지난해 발견된 ‘휴일’로 개막
데뷔작 ‘주마등’ 대표작 ‘만추’ 등 20여편은 필름 없어

1931년 서울 왕십리에서 태어난 이만희는 한국 전쟁 뒤 연기자를 꿈꾸며 영화 이력을 시작했다. 단역배우와 조감독 생활을 거쳐 61년 감독 데뷔를 했으며 62년 스릴러 영화인 <다이알 112를 돌려라>로 연출력과 흥행력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다음해 연출한 대작 <돌아오지 않는 해병>은 이만희를 당대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끌어올렸으며 볼 거리로서 한국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이후 당시 한국 영화감독에게는 두통거리 숙제와도 같던 반공영화를 제작하면서 고초를 겪기도 했다. <7인의 여포로>(1964)에서 북한군이 인간적으로 그려졌다는 이유로 반공법 위반으로 수감됐으며 당국의 검열로 누더기가 된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해 큰 상처를 입자 이번에는 “진짜 반공영화를 만들자”고 작심해 만든 <군번없는 용사>(1966)역시 북한군의 제복이 너무 멋지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만희는 당대 감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모든 다른 종류의 영화들에서 자기의 작가적 인장을 새긴 인물”이라고 평한 부산국제영화제 이만희 회고전의 기획자 허문영 프로그래머의 말대로 이만희 감독은 스릴러에서 전쟁 스펙터클, 문예영화, 웨스턴, 멜로드라마까지 종횡무진했다. 때로는 모더니즘의 미학을, 때로는 리얼리즘 미학을 구사하면서 독특한 스타일을 일구어갔으며 편집 도중 쓰러져 영영 일어나지 못한 <삼포 가는 길>(1975)을 유작으로 남겼다.

이 가운데 아직 필름을 찾지 못한 <만추>(1966)는 이만희 영화세계의 전환점으로 꼽힌다. 당시 한국영화로는 파격적으로 대사가 거의 없었던 이 영화는 상업적 영화문법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작가주의로 진입했던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어둡고 절망적인 감독의 시선은 <휴일>(1968)에서 정점을 이루게 된다. 이 영화는 “우울하고 퇴폐적인 정서”라는 이유로 개봉이 무산됐다가 지난해 영상자료원 필름보관고에서 극적으로 발견돼 완성된 지 37년만에 관객에게 처음 공개됐다.

<휴일>을 개막작으로 시작되는 전작전에는 <검은 머리> <돌아오지 않는 해병> <마의 계단> <쇠사슬을 끊어라> 등 지난해 부산에서 상영된 대표작 외에도 <여자가 고백할 때> <생명>등 잠깐 개봉했다가 몇십년 동안 창고 속에 보관되어온,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대거 상영된다. 또 이만희와 함께 작업했던 시나리오 작가 백결, 촬영감독 이석기, 배우 백일섭, 양택조씨와 김경형, 김지운, 류승완, 정지우, 허진호 등 이만희 감독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받은 현역 감독들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다. www.koreafilm.or.kr (02)521-2101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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