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박물관 공개
고종 황제가 승하한 뒤 며칠 뒤인 1919년 2월9일 고종의 거처였던 창덕궁 함녕전에서 일본 왕가 장례의식인 봉고제(장례를 하늘에 알리는 의식)가 열렸다.
정면 깊숙이 황제의 거처 쪽에 일본식 제단을 중심으로 일본 전통 복식을 입은 제관이 가장 앞자리에, 조선의 전통 굴건 제복을 차려 입은 유족이 그 뒤에 어색하게 선 모습은 쇠락한 황실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 고유의 왕실 의례조차 일본식을 강요당했던 당시 황실의 실상을 단적으로 증언하는 사진이다. 서울대 박물관은 31일부터 ‘마지막 황실, 잊혀진 대한제국’ 특별전에서 공개한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서울대 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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