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상상력의 마법’이 빚은 ‘환상 낙원’

등록 2006-05-28 22:13수정 2006-05-28 22:18

코끼리·낙타 ‘동물 영상’과 다양한 춤 ‘묘한 조화’ 이뤄
프랑스 무용안무가 몽탈보의 ‘춤추다’

호세 몽탈보(51)는 ‘행복 바이러스’다. 그의 작품을 보면 마냥 행복해진다. 잃어버렸던 동심의 세계, 갈 수 없는 환상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현대무용 안무가 몽딸보가 이끄는 몽딸보-에르뷰 댄스컴퍼니가 2005년 신작 <춤추다(on dance)>를 한국 무대에 올린다. 지난 1998년 이후 세번째 방한이다. 6월2~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2만~10만원. (031)783-8000.

원더랜드 속으로

가장 특이한 것은 떼로 출연하는 동물들이다. 사자와 코끼리, 병아리, 낙타, 사슴, 얼룩말, 백로 등 온갖 동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단, 실재가 아니라 영상이다. 이를 테면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에게 실재의 사람이 모이를 주는 식이다. 두 사람이 양탄자를 펴고 있으면, 영상 속의 코끼리가 그 위에 올라가 한 발을 들고 묘기를 부린다. 실사와 영상이 혼재하는 디즈니 만화를 보는 듯하지만, 훨씬 풍요롭다. 영상은 곧 환상이자 꿈의 세계다. 실재의 세계에서 놀이기구를 타며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면 환상의 세계에서는 구름 위에서 같은 놀이를 한다. 닭울음 소리, 개짖는 소리를 내는 사람은 춤추지 않는 대신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멋대로라는 점에서 다다이즘의 영향이, 가볍게 현실을 이탈한다는 점에서 초현실주의의 영향이 엿보인다.

흥겨운 리듬은 18세기 프랑스 궁정음악가 장 필립 라모의 것이다. <춤추다>는 그의 오페라 <르 팔라딘>(편력기사)을 현대 무용으로 만든 것이다. 대단히 현대적으로 들리는 그의 음악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환각적이고, 유머러스하다. 몽딸보는 말한다. “그의 음악은 ‘현재의 기쁨’에 대한 찬가다. 우리는 라모의 어릿광대 같은 과잉과 환상의 영혼을 극단으로 밀어붙인다.”

바로크와 힙합의 충돌


바로크 시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나라의 다양한 춤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유럽은 하나의 커다란 가족이며 프랑스에는 전 세계 문화가 공존한다는 몽딸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몽딸보는 “클래식 발레에서부터 아프리카 춤, 힙합까지 다양하게 배합해 놓았다”며 “이것은 서로 다른 무용 스타일을 배열함으로써 쇼크와 쇼크의 충돌에서 나오는 새로운 에너지를 노린 것이며, 새로움을 창출하는 나만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호세 몽딸보의 공연을 본다는 것은 자기 삶에의 배려이다. 상상력을 이스트처럼 넣어 한껏 시적이고 초현실적으로 부풀린 환각의 세계는 우리 내부에 희미했던 아이의 마음을 되살리는 특효가 있다. 몽딸보는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의 많은 안무가들이 ‘현대의 지옥도’를 그리는 것과 달리 ‘낙원의 상상도’를 그려낸다.”(무용평론가 김남수)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몽탈보는 누구

“라 퐁텐느의 우화를 읽으며 작가와 직접 대화하는 환상을 키웠다”는 몽딸보. 그는 스페인 태생답게 열정에 휩싸여 어린 시절 내내 무성영화에 빠져 지냈다고 한다. 라 퐁텐느와 무성영화가 그의 동화적 상상력의 원천인 셈이다.

건축을 공부하다 파리 현대무용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한 그는 카롤린 칼슨, 루신다 차일드, 알윈 니콜라이, 머스 커닝햄 등을 통해 미국의 현대무용을 접했다. 감성을 존중하는 유럽적인 성향과 포스트 모더니즘에 입각한 형식 탈피 정신이 만나 독창적인 양식을 만들어 냈다. 1981년 무용수 도미니크 에르비외를 만났으며, 1993년부터 비디오 디렉터 마이클 코스테와 함께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