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낙타 ‘동물 영상’과 다양한 춤 ‘묘한 조화’ 이뤄
프랑스 무용안무가 몽탈보의 ‘춤추다’
호세 몽탈보(51)는 ‘행복 바이러스’다. 그의 작품을 보면 마냥 행복해진다. 잃어버렸던 동심의 세계, 갈 수 없는 환상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현대무용 안무가 몽딸보가 이끄는 몽딸보-에르뷰 댄스컴퍼니가 2005년 신작 <춤추다(on dance)>를 한국 무대에 올린다. 지난 1998년 이후 세번째 방한이다. 6월2~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2만~10만원. (031)783-8000.
원더랜드 속으로
가장 특이한 것은 떼로 출연하는 동물들이다. 사자와 코끼리, 병아리, 낙타, 사슴, 얼룩말, 백로 등 온갖 동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단, 실재가 아니라 영상이다. 이를 테면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에게 실재의 사람이 모이를 주는 식이다. 두 사람이 양탄자를 펴고 있으면, 영상 속의 코끼리가 그 위에 올라가 한 발을 들고 묘기를 부린다. 실사와 영상이 혼재하는 디즈니 만화를 보는 듯하지만, 훨씬 풍요롭다. 영상은 곧 환상이자 꿈의 세계다. 실재의 세계에서 놀이기구를 타며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면 환상의 세계에서는 구름 위에서 같은 놀이를 한다. 닭울음 소리, 개짖는 소리를 내는 사람은 춤추지 않는 대신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멋대로라는 점에서 다다이즘의 영향이, 가볍게 현실을 이탈한다는 점에서 초현실주의의 영향이 엿보인다.
흥겨운 리듬은 18세기 프랑스 궁정음악가 장 필립 라모의 것이다. <춤추다>는 그의 오페라 <르 팔라딘>(편력기사)을 현대 무용으로 만든 것이다. 대단히 현대적으로 들리는 그의 음악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환각적이고, 유머러스하다. 몽딸보는 말한다. “그의 음악은 ‘현재의 기쁨’에 대한 찬가다. 우리는 라모의 어릿광대 같은 과잉과 환상의 영혼을 극단으로 밀어붙인다.”
바로크와 힙합의 충돌
바로크 시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나라의 다양한 춤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유럽은 하나의 커다란 가족이며 프랑스에는 전 세계 문화가 공존한다는 몽딸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몽딸보는 “클래식 발레에서부터 아프리카 춤, 힙합까지 다양하게 배합해 놓았다”며 “이것은 서로 다른 무용 스타일을 배열함으로써 쇼크와 쇼크의 충돌에서 나오는 새로운 에너지를 노린 것이며, 새로움을 창출하는 나만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호세 몽딸보의 공연을 본다는 것은 자기 삶에의 배려이다. 상상력을 이스트처럼 넣어 한껏 시적이고 초현실적으로 부풀린 환각의 세계는 우리 내부에 희미했던 아이의 마음을 되살리는 특효가 있다. 몽딸보는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의 많은 안무가들이 ‘현대의 지옥도’를 그리는 것과 달리 ‘낙원의 상상도’를 그려낸다.”(무용평론가 김남수)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바로크 시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나라의 다양한 춤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유럽은 하나의 커다란 가족이며 프랑스에는 전 세계 문화가 공존한다는 몽딸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몽딸보는 “클래식 발레에서부터 아프리카 춤, 힙합까지 다양하게 배합해 놓았다”며 “이것은 서로 다른 무용 스타일을 배열함으로써 쇼크와 쇼크의 충돌에서 나오는 새로운 에너지를 노린 것이며, 새로움을 창출하는 나만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호세 몽딸보의 공연을 본다는 것은 자기 삶에의 배려이다. 상상력을 이스트처럼 넣어 한껏 시적이고 초현실적으로 부풀린 환각의 세계는 우리 내부에 희미했던 아이의 마음을 되살리는 특효가 있다. 몽딸보는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의 많은 안무가들이 ‘현대의 지옥도’를 그리는 것과 달리 ‘낙원의 상상도’를 그려낸다.”(무용평론가 김남수)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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