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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45년만에 가수협회 창립 이어 잇단 집단행동

등록 2006-06-04 20:50수정 2006-06-04 22:18

가수 300여 명이 참석해 지난달 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총회를 열어 가수협회를 창립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가수 300여 명이 참석해 지난달 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총회를 열어 가수협회를 창립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방송 출연료, 연기자 300% 오를 동안 겨우 11% 올라
음반시장 침체·밤무대 수입 급감 “노래만 먹곤 못살아”
디지털 음원 사용료 인상등 강경…‘목소리’ 통합은 못해
가수들 권익찾기 ‘목청’ 돋우는 까닭은

가수들이 유례없이 집단적으로 움직이면서 목청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1일에는 45년 만에 처음으로 가수협회를 창립하는가 하면, 또다른 모임인 가수 노조는 10일에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방송사에 출연료 인상을 요구했다. 이어서 27일에는 30여명의 가수와 음반제작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통신사에 음원 사용료의 인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수들이 지금까지 침묵하다가 왜 권리를 찾겠다고 들고나왔을까? 가장 큰 이유로는 음반시장이 계속 침체되고, 밤무대 공연장이 줄면서 가요 시장에 닥친 위기의식을 들 수 있다.

음반 시장을 보면 한때 한 음반의 판매량이 100만장을 넘나들던 때는 지난 지가 오래다. 이른바 대형 가수도 10만장 팔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3천여개에 이르던 음반 소매상도 약 300여개로 줄어들었다고 알려졌다. 한류를 타고 외국 음반 시장까지 공략하는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대부분 가수들이 주머니는 얇아졌다.

밤무대 수입도 옛날 같지 않다는 것이 가수들의 중론이다. 이 부분에 대한 뚜렷한 통계는 없지만, 중진 가수들을 많이 끌어들였던, 나이트클럽이나 스탠드바의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씨는 “사람들이 업소를 찾아 음악과 춤을 감상하지 않고, 자기들이 직접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 문화로 바뀌면서 밤업소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전통적인 수입원 두 가지가 막히면서 가수들이 지금까지 소홀했던 다른 수입원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방송 출연료와 2차 저작권 사용료, 디지털 기기 음원 사용료, 노래방 기기를 통한 초상권 사용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중 지상파 방송 출연료는 지난 10년간 10.9%만 상승했다고 알려졌다. 남진(본명 김남진·61) 가수협회 초대 회장은 “에이급 가수의 출연료가 시급 탤런트의 출연료랑 비슷한 수준이다”라며 “가수들이 침묵하는 동안 놓쳤던 권리들을 함께 되찾자는 의지가 높다”고 말했다. 이동기 가수노조 지부장도 “연기자, 희극인 등의 출연료는 그동안 300% 가량 증가했다”며 다른 연예인들과 공평한 대우를 요구했다. 가수들은 지상파 방송 녹화분이 케이블 방송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재방영될 때 이에 대한 2차 저작권 사용료도 요구하고 있다. 가수노조가 최근 노래방 영상 생산 업체인 태진미디어에 대해 가수들의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중 무엇보다 민감한 것은 디지털 음원의 이용료를 둘러싼 대형 이동통신사와 가요계의 갈등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수 단체가 아니라, 인기 가수들을 거느린 대형 음반기획사들이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다. 이들은 이동통신이 디지털 음원을 통해 얻은 수익의 45%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지분의 25%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가수 사회가 다양한 현안을 놓고 최근 집단행동을 시작했지만, 아직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는 못한 실정이다. 관련 단체만 가수노조, 가수협회, 한국연예인협회 가수분과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일회 공연에 수천만원을 받는 인기 가수부터, 어떻게라도 무대에 한번 서는 것이 소원인 가수까지, 내부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지금까지 가수들의 집단행동을 가로막은 한 요소였다. 남진 회장은 “올해 안에 다수의 가수들이 참여하는 대형 공연을 마련해 홍보도 하고 기금도 마련해서 사정이 어려운 원로 가수들도 돕고, 세미나도 열 생각이다”라고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밝혔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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