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번째 내한 ‘살타첼로’ 한국사랑 담은 음반 내놔
경쾌한 색소폰 연주와 함께 여기저기서 터지는 웃음소리. 왁자지껄한 속에 잔 부딪치는 소리가 오가고, 상큼한 피아노 연주가 따라붙는다. 신나는 장단 속에서 취객들의 흥겨운 추임새가 오간다. “원 샷”, “마셔 마셔”, “건배!”
독일 5인조 크로스오버 재즈 그룹 ‘살타첼로’가 새 음반 〈아시안 하바네라〉에서 그려낸 한국의 술자리 풍경이다. 곡의 제목도 ‘소주 파티’. 약 5년 전 손기정옹에 얽힌 사연을 우연히 알게 된 후 한국에 반해서 이 나라에 무려 12번이나 찾아왔다는 ‘친한파’ 그룹의 노래답다.
뿐만 아니다. 이들은 한국판 음반에 세 곡의 한국 관련 노래를 첨가했다. 잔잔하게 편곡한 ‘애국가’와 월드컵 응원곡인 ‘코리아 고 파이팅’ 그리고 ‘데자뷔’. ‘코리아 고 파이팅’에서 그룹의 리더 페터 신들러는 어설프지만 한국말로 직접 노래까지 했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다이나믹 코리아/ 대한민국이여 우뚝 솟아라”라는 노랫말을 듣고 나면 이들이 어느덧 한국인의 정서에 동화된 것인지, 아니면 영악하게 영합하는지가 혼란스러울 정도.
그는 음반사를 통해서 배포한 자료에서 2002년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때 한국에서 보았던 거리에서의 뜨거운 응원, 해인사에서 스님들과 함께 티브이를 보며 한국의 축구팀을 응원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라며 응원가를 한국의 축구팀에게 헌정했다. 실제로 이들의 홈페이지(www.saltacello.de)에서는 응원가와 애국가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살타첼로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 선후배들이 1998년 1집 음반 〈온 더 웨이〉를 내고 데뷔한 그룹. 작년에는 ‘위대한 손기정’ 외에 ‘진도 아리랑’ 등의 노래를 담은 음반 〈42.195 그레이트 손〉을 내기도 했다. 이 독특한 밴드는 23일 한국과 스위스와의 국가 대표 축구경기에 맞춰 하노버 베토벤홀에서 한국팀 응원 공연을 열 예정이다.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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