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무용 국산 활발해 논외
뮤지컬 창작 지원이 더 필요
뮤지컬 창작 지원이 더 필요
‘김명곤 장관 제안’ 공연계 반응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5일 추진하겠다고 밝힌 ‘공연·무대 쿼터 제도’는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인가? 이에 대해 당사자인 뮤지컬 단체들이나 공연계 인사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라리 뮤지컬 전용관을 짓는 게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무대(스테이지) 쿼터란 영화의 스크린 쿼터처럼 국내 창작 공연을 일정 기간 이상 의무상연하도록 하는 제도다. 공연 장르 가운데 창작이냐 수입이냐가 논란이 되는 것은 뮤지컬이나 클래식 정도. 연극이나 무용은 국내 공연이 워낙 활발해 논외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지목한 것은 ‘뮤지컬 쿼터’라고 할 수 있다. 일본 극단 시키(사계)의 국내 뮤지컬 시장 진출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스테이지 쿼터’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말한 대로 뮤지컬 쿼터를 국·공립 극장부터 적용한다면,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그리고 성남아트센터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이 세운 극장이 대상이 된다. “극장의 운영 내규에 의무상연 기간 등을 명시하면 될 것”이라는 게 문화부의 생각이다.
문제는 의무기간을 채울 만한 창작 뮤지컬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충무아트홀 등 뮤지컬 공연을 많이 올리는 4개 극장의 올 상반기(1~6월) 뮤지컬 공연 현황을 보면, 전체 18개 작품 중 창작물은 〈천상시계〉, 〈명성황후〉,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 3개에 불과하다.(표 참조) 나머지는 외국에 로열티를 주고 대본, 의상, 무대세트 등을 빌려오는 라이선스 공연이나 오리지널 공연을 직수입한 것들이다.
최대용 문화부 예술국장은 “어디까지를 순수 창작으로 봐야 할지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라이선스 공연은 창작으로 보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최준호 예술의전당 공연예술감독은 “극장을 빌려줄 때 창작 뮤지컬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려고 해도 그럴 만한 작품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지금 당장 라이선스 공연을 제한하면 시장 자체가 죽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라이선스 공연을 통해 국내 제작진과 배우들의 수준이 향상되는 측면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한 위원은 “창작뮤지컬의 양과 질을 높이려면 돈을 지원해줘야 하는데 정부나 위원회는 그럴 여력이 없다”며 “뮤지컬을 지원한다고 하면 연극이나 무용 등 순수 예술 쪽 위원들이 거세게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부와 예술위원회는 뮤지컬을 상업 장르로 분류해 재정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문화부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스테이지 쿼터는 아직 아이디어 차원에 불과하다”며 “뮤지컬을 기초예술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어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업계는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윤호진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뮤지컬 단체들을 돕겠다는 뜻은 고맙지만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며 “시키가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을 독점하는 데 대항하는 의미라면 뮤지컬 전용관을 지어 국내 창작물이 안정적으로 장기공연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문화부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스테이지 쿼터는 아직 아이디어 차원에 불과하다”며 “뮤지컬을 기초예술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어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업계는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윤호진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뮤지컬 단체들을 돕겠다는 뜻은 고맙지만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며 “시키가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을 독점하는 데 대항하는 의미라면 뮤지컬 전용관을 지어 국내 창작물이 안정적으로 장기공연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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