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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병든 세상 치유하는 춤 만들고파”

등록 2006-07-11 19:32

김매자씨 제안으로 합작공연 준비
70~80년대 즉흥춤으로 유럽 사로잡아
한·프 무용단 참여 서울·루베서 공연
[이사람] 한국 온 ‘프랑스 현대무용의 대모’ 카롤린 칼송

카롤린 칼송(63)은 유난히 길고 아름다운 팔과 다리로 1970~80년대 유럽 최고의 무용수 자리에 올랐다. 미국에서 갓 건너온 그의 즉흥 춤에 유럽은 넋을 잃었다. 키 180㎝, 몸무게 56㎏의 늘씬한 몸은 즉흥 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신의 선물 같았다고 한다.

‘프랑스 현대무용의 대모’로서 국민적 추앙을 받고 있는 칼송을 지난 7일 서울 홍대앞 포스트극장에서 만났다. 동갑내기 무용가로서 ‘한국 창작 춤의 대모’인 김매자(63)와의 공동안무작 〈슬로우 문〉을 한창 연습 중이었다.

“함께 하자고 먼저 제안한 것은 김매자 선생이에요. 주제도 김매자 선생이 잡았죠. 저도 좋아하는 주제였어요. 이런 식의 합작공연은 처음이라 진짜 도전 의식을 느낍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현대무용의 대가들이 합작공연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매자가 이끄는 창무회와 칼송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프랑스 루베 국립안무센터 무용수들이 작품에 공동 출연한다. 김매자와 칼송은 두 나라를 번갈아 오가며 안무지도를 하고 있으며, 오는 11월3~5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12월7~9일 루베에서 잇달아 공연한다. 마침 올해가 한-프 수교 120돌이 되는 해여서 외교행사의 의미도 띠게 됐다.

“김매자 선생과 저는 비슷한 게 많아요. 동작이나 기술은 달라도 불교적이며 영적인 지향, 내면을 추구하는 것은 비슷하죠. 둘이 함께 손잡고 병든 세상을 치유하는 춤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그의 부모는 핀란드계였다. 그래서인지 그는 “나는 원래 미국보다는 유럽 체질”이라고 말할 정도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불교와 선, 채식 등 동양적 가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에 있을 때만 해도 숱한 염문을 뿌리며 화려한 청춘을 보냈던 그는 1974년 유럽으로 건너오면서 내적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됐다. 파리와 베니스에서 칼송은 자신의 표현대로 “폭발적인 춤 혁명”을 일으켰다. 당시만 해도 즉흥 춤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유럽에서 그의 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다크〉 〈블루 레이디〉 〈리추얼〉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베니스 비엔날레 무용부문 감독을 지냈으며, 지난 6월에는 무용가로는 처음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글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창무예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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