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아이지아트홀 새달 25일 개관
강남 한복판에 ‘젊은 소극장’이 생긴다.
엘지그룹에서 분가한 엘아이지손해보험이 강남역 근처 본사 지하 2층에 지은 엘아이지(LIG) 아트홀. 오는 8월25일 젊은 해외파 무용수 김남진의 개막공연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한다. 복층구조에 170석짜리 소극장이지만 무대가 꽤 넓고, 공연 성격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용할 수 있다.
이웃 역삼역 근처에 있는 엘지그룹 소속의 엘지아트홀이 대극장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가고 있어, 이 소극장이 어떤 앞날을 펼쳐갈지 눈길이 쏠린다. 뉴욕에서 공부한 구자훈(59) 엘아이지 회장이 소극장 문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달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극장 쪽은 설명했다.
이명진 총괄팀장은 “특정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젊은 트렌드를 보여줄 수 있는 컨템퍼러리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며 “강남이 문화적으로 삭막한 곳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도전해 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막공연을 알리는 팸플릿의 글월부터 심상치 않다. “부수고 싶다. 이미 정해진 틀, 진부한 정신…. 부서진 조각 위로 새 생명이 나기를. 내가 춤추는 바로 이 자리를 통하여!” 세계적 명성의 현대무용단 벨기에 ‘세 드 라 베’에서 무용수로 활약하다 귀국한 김남진의 출사표는 엘아이지 아트홀을 위한 것으로도 읽힌다.
지난 8~10일에는 개관 전 맛보기 공연으로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슈가 이끄는 부퍼탈 무용단의 무용수 김나영이 무대에 올랐다. 이어 공간의 미술적 사용에 탁월한 김향진, 탄력있고 다층적인 댄스시어터 공연을 구사할 줄 아는 박근태 등이 김남진의 뒤를 이을 예정이다. (02)6900-3900.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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