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미술관의 ‘근대의 꿈:아이들의 초상전’에 전시된 배운성의 〈그네타는 아이들〉
이쾌대 등 근현대 한국작가들 그린 ‘아이들의 초상’
김환기·백남준·피카소·루오 등 대가전도 한창
판화·과자 건축·색깔 놀이터 등 체험행사 즐비
김환기·백남준·피카소·루오 등 대가전도 한창
판화·과자 건축·색깔 놀이터 등 체험행사 즐비
어린이 위한 미술잔치 풍성
미술품 감상은 감각을 갈고 닦는 체험이다. 어릴 적 명화의 추억은 숱한 예술 체험의 원천이자 감수성과 상상력의 밑천이 된다. 국민화가 박수근의 그림 인생을 결정지은 것이 12살 때 본 밀레의 〈만종〉이었으며, 거장 피카소가 유년기 섭렵한 스페인 프라도미술관의 걸작들이 창작의 기반이 되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다. 올 여름 방학과 휴가철, 미술·문화재 동네 곳곳에 찰나의 눈길로 인연 맺기를 기다릴 전시회들이 수두룩하다.
◇ 미술사, 거장과의 만남
덕수궁미술관의 ‘근대의 꿈: 아이들의 초상’(7월30일까지, 02-2022-0612)전은 생소한 한국 근대미술사와 지난 시절 동심의 눅진한 자취를 아울러 돌아보게 한다. 구한말,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기, 1950~80년대까지 아이들을 주된 소재로 그린 근현대기 주요 작가들의 갖가지 그림·드로잉 119점과 아동도서, 교과서, 잡지 등의 관련 참고자료 100여점이 나왔다. 이인성, 박수근, 오지호, 장욱진 같은 거장들의 아이들 그림 말고도, 배운성의 〈가족도〉, 〈그네타는 아이들〉, 가장의 잔정이 밴 이쾌대의 〈가족스케치〉 등 월북작가들의 애틋한 그림들이 눈에 밟힌다. 이쾌대의 유명한 걸작 〈군상〉도 걸렸다.
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02-391-7701)에 마련한 ‘꿈을 그린 화가 김환기’전(8월20일까지)은 교과서에 실린 김환기의 눈익은 작품들을 실물로 보여주는 체험형 전시다. 9월10일까지 비디오 거장 백남준의 다기한 소장품들로 추모전을 마련한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02-2014-6901)은 딸림 전시로 ‘어린이를 위한 백남준’ 전을 같이 열어 작품 세계를 길라잡이한다.
외국 거장전으로는 피카소의 시기별 작품들을 국내 최대규모로 들여온 서울시립미술관의 ‘위대한 세기 피카소’전(9월3일까지·02-724-2900)과 프랑스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들을 나름대로 망라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의 인상파 거장전(9월3일까지, 02-368-1516), 대전 시립미술관의 종교화가 루오전(8월27일까지, 042-602-3200) 등이 있다. 세계적인 그림책 삽화가 존 버닝햄의 성곡미술관 특별전(9월3일까지, 02-737-7650)도 추천목록에 들어간다.
◇ 느끼는 미술놀이전
유원지를 개조한 경기도 장흥아트파크(031-877-0500)는 가족나들이의 새 명소다. 풀밭에 미술관, 어린이 체험관, 조각공원, 반지하 공연장, 아틀리에 등이 나란히 놓였다. 말미잘 같은 풍선조각이 떠다니는 미국 작가 하켄워드의 초대전(8월20일까지)과 파보리의 인형 그림전(8월20일까지)을 비롯해 ‘판화체험놀이’ ‘가구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줄을 잇는다. 〈반쪽이〉 만화가 최정현씨가 고물 쇠붙이로 만든 펭귄, 사자 같은 동물 요지경 등을 선보이는 서울 가회동 북촌미술관의 ‘고물 자연사 박물관’전(9월24일까지, 02-741-2296~7)은 즐거운 눈높이 기획전이다. 과자집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세종문화회관의 ‘얌!얌! 맛있는 과자 건축 전시회’(22일~8월20일, 02-338-7836)와 국내외 작가들의 그림, 조각, 설치물로 놀터를 꾸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기획전 ‘펀스터즈’(19일~8월20일, 02-580-1275)도 솔깃하다. 경기도박물관의 ‘놀이와 장난감’전(20일~10월8일, 031-288-5423), 여의도 63빌딩 특별전시관의 ‘색깔 놀이터’전(22일~8월27일, 02-789-5558), 인사아트센터의 생일 주제 모음전 ‘해피버스데이’(8월20일까지, 02-736-1020) 등도 놀이 전시다. ◇ 뿌듯한 문화재 기획전
국립중앙박물관(02-2077-9000)은 필수적인 관람 길목이다. ‘북녘의 문화유산’(8월16일까지)전, ‘고려시대 묘지명’(8월27일까지)전 등의 특별전과 함께 상설관에서 호우총, 은령총 유물 특별전(23일까지), 대동여지도 목판과 초간, 재간본 지도 특별전(9월3일까지), 청곡사 괘불 특별전(10월22일까지)을 하고 있다. 옛 화폐 체험전 ‘열두 상자와 떠나는 화폐 여행’(8월27일까지)을 마련한 국립경주박물관(054-740-7587)은 다음달 금관총 발굴 85돌 기념전을 준비중이다.
용인 호암미술관의 소장품 테마전 ‘모란’전(10월22일까지, 031-320-1801~2)도 맞춤하다. 또다른 명가 호림미술관의 ‘소장 국보전’(8월31일까지, 02-858-2500)에도 도자기, 불상, 고려대장경 등의 국보, 보물 50여점을 비롯한 명품 컬렉션이 대부분 나왔다. 이대 박물관의 최원립 장군 묘 출토 복식 특별전(31일까지, 02-3277-3152)과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의 구리거울(동경) 특별전(12월23일까지, 02-547-9177), 티베트 불화, 불상, 공예품을 보여주는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의 기획전(9월30일까지·02-766-6000)도 이어지고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인사아트센터의 놀이전시 ‘해피버스데이’에 출품된 김희조의 ‘카드’
유원지를 개조한 경기도 장흥아트파크(031-877-0500)는 가족나들이의 새 명소다. 풀밭에 미술관, 어린이 체험관, 조각공원, 반지하 공연장, 아틀리에 등이 나란히 놓였다. 말미잘 같은 풍선조각이 떠다니는 미국 작가 하켄워드의 초대전(8월20일까지)과 파보리의 인형 그림전(8월20일까지)을 비롯해 ‘판화체험놀이’ ‘가구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줄을 잇는다. 〈반쪽이〉 만화가 최정현씨가 고물 쇠붙이로 만든 펭귄, 사자 같은 동물 요지경 등을 선보이는 서울 가회동 북촌미술관의 ‘고물 자연사 박물관’전(9월24일까지, 02-741-2296~7)은 즐거운 눈높이 기획전이다. 과자집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세종문화회관의 ‘얌!얌! 맛있는 과자 건축 전시회’(22일~8월20일, 02-338-7836)와 국내외 작가들의 그림, 조각, 설치물로 놀터를 꾸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기획전 ‘펀스터즈’(19일~8월20일, 02-580-1275)도 솔깃하다. 경기도박물관의 ‘놀이와 장난감’전(20일~10월8일, 031-288-5423), 여의도 63빌딩 특별전시관의 ‘색깔 놀이터’전(22일~8월27일, 02-789-5558), 인사아트센터의 생일 주제 모음전 ‘해피버스데이’(8월20일까지, 02-736-1020) 등도 놀이 전시다. ◇ 뿌듯한 문화재 기획전
장흥아트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작가 하켄워드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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