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전공 어머니·생명과학자 아버지 닮아
첼로도 공부도 ‘공격적’으로 임하는 게 비결
연주하며 의학대학원서 줄기세포 연구할 것
첼로도 공부도 ‘공격적’으로 임하는 게 비결
연주하며 의학대학원서 줄기세포 연구할 것
[이사람] 첫 독주회 여는 하버드대생 첼리스트 고봉인씨
“연구실에서 연구에 열중하고 있는데, 라디오에서 제 연주가 흘러나와요. 제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은 이런 겁니다.”
미국 하버드대 생물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첼리스트 고봉인(21)은 음악과 과학,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에게서 음악적 재능을, 생명과학자인 아버지(고규영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에게서 과학자로서의 집념을 내려받은 것일까? 14살의 나이에 첼로의 거장 다비드 게링거스 교수의 최연소 제자로 독일 베를린 음대에 입학할 때도 자신이 “고집을 피워서” 일반 학교(독일 존 에프 케네디 고등학교)를 동시에 다녔다. 앞으로 연주활동을 계속하면서, 의학대학원에 진학해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게 꿈이다. 스스로 “욕심이 많고 고집도 세다”고 말할 만하다.
보통 사람은 한 가지도 하기 어려운 것을 둘 다 잘하는 비결은 뭘까?
“연주도 공부도 스케줄을 짜놓고 ‘공격하는 자세로’ 해요. 그게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잠은 하루 4시간 정도 자고, 연습도 하루 4시간(학기 중) 가량 한다. 전문 연주자들에 비해 연습량이 적지만, ‘고도의 집중력’으로 버틴다. 지난해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공연할 때는 밤을 새워 숙제를 해 팩스로 제출한 적도 있다.
“사람들은 하버드대생이 공부만 하는 줄 알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제 룸메이트는 학교신문 기자로 활동하는데 그게 일간신문이라서 무척 바빠요. 아예 직업을 갖고 있는 친구도 있어요.”
7살 때 취미로 첼로를 시작한 것은 우연이었다. 어머니가 누나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면서 바이올린 음반을 잔뜩 사왔는데, ‘실수로’ 첼로 음반 하나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어머니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누나를 시기하며, 누나와는 다른 악기를 하고 싶었던 ‘어린 고봉인’에게 운명의 기회가 온 것이다. 첼로를 시작한 지 3년만에 국내 콩쿠르에서 1등을 했고, 차이코프스키 국제청소년 콩쿠르에서도 첼로부문 1위를 차지하며 ‘신동’의 존재를 널리 알렸다.
오는 31일 엘지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첼리스트 고봉인 독주회>는 생애 첫 독주회다.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은 많이 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국내 순회 공연과 독일, 미국 페스티벌 참가 등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여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얼굴을 붉히며 “없다”고 말하는 순진한 청년 고봉인. 그는 “이번 독주회를 통해 하버드대생 첼리스트가 아니라 그냥 첼리스트 고봉인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2)518-7343.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오는 31일 엘지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첼리스트 고봉인 독주회>는 생애 첫 독주회다.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은 많이 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국내 순회 공연과 독일, 미국 페스티벌 참가 등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여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얼굴을 붉히며 “없다”고 말하는 순진한 청년 고봉인. 그는 “이번 독주회를 통해 하버드대생 첼리스트가 아니라 그냥 첼리스트 고봉인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2)518-7343.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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