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광고의 걸작’ 나카무라 마코토
새달 1일부터 서울문화센터
짙은 마스카라에서 더욱 증폭되는 여인의 미소, 여인의 얼굴을 배경으로 맞댄 열 손가락 손톱의 푸른빛 매니큐어가 지그재그로 시선을 교차시키면서 일으키는 매혹. 일본의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의 얼굴인 특유의 디자인 포스터들은 과시하지 않는다. 지극히 세부적인 부분까지 갈무리된 화장톤의 색감과 살짝살짝 변하는 표정의 변화와 손놀림 등의 디테일이 눈을 때린다.
이 유명한 화장품 포스터를 만든 장본인은 일본의 디자인 거장 나카무라 마코토(80). 세계 화장품 광고 디자인의 한 전형을 만들어낸 이 거장의 걸작들이 한국에 온다. 서울 광화문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에서 9월1~28일까지 열리는 ‘나카무라 마코토 포스터 전’은 팔순의 나이에 불구하고 지금도 그래픽 포스터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그의 초중기 근작을 포함한 50여점이 나온다.
49년 시세이도에 입사한 이래 나카무라는 일관되게 아날로그 작업을 통해 ‘흐릿하면서도 섬세한 망점’으로 대표되는 절제된 디자인 미학을 추구하면서 광고 포스터를 만들어왔다. 사진과 인쇄에도 조예가 깊은 그는 일본의 다색 판화 우키요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일본의 미인상을 절제된 미니멀 색조와 얼굴 등 부분적인 신체 단면만으로 재현해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일본 그래픽 디자인 협회(JAGDA)의 포스터 전이나 전시공연 등은 물론 <그린 레볼루션>시리즈 같은 환경 캠페인 작품도 다수 제작한 디자인 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60년대 이후 그의 대표적인 시세이도 화장품 포스터 수작들을 비롯해 후지산을 모티브로 한 JAGDA포스터, 올해 만든 최근작인 <컬러트렌드세미나>연작 등을 선보이게 된다. 전시를 기념해 9월5일 오후 7시에는 시세이도 디자인 전략에 대한 강연회가 서울 대학로 제로원 디자인센터에서 마련된다. (02)397-2820.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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