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그룹 ‘오디오슬레이브’가 새 음반 〈레벌레이션스〉를 내놓았다. 90년대의 대표적인 록 그룹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과 ‘사운드가든’의 성원들이 2001년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면서 결성된 이후 나온 세 번째 음반이다. 2집 음반 〈아웃 오브 엑사일〉 이후 지난 5월 1년 4개월만에 나온 작품. 빡빡한 라이브 공연 일정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생산력이다.
새로운 음반은 이전에 비해 펑키와 솔의 분위기를 강력하게 풍긴다. 음반의 네 번째 노래 ‘오리지널 파이어’는 새 음반의 음악적 색깔을 잘 보여주는 예. 베이스와 기타의 소리가 만들어내는 퉁탕거리는 사운드는 하드록에 펑크의 리듬감을 실었다. ‘오디오슬레이브’의 기타리스트인 톰 모렐로는 미국 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펑키 리듬을 바탕으로 하는 거대한 하드록으로, ‘레드 제플린’이 ‘윈드 앤 파이어’와 만난 음악”이라고 자신의 새 음반을 소개했다.
이들의 새 음반은 또 이전에 비해 정치, 사회적인 관심을 밀도 있게 표출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음반을 가리켜서 “이들의 애초 계획은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의 정치적인 랩 메탈을 버리고, 쿵쾅거리는, ‘레드 제플린’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이제 3집 음반을 보면 이 밴드는 ‘게릴라 라디오’ 시기를 약간은 그리워하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과거 ‘레이지…’의 좌파적인 음악으로 선회를 진단했다. 실제로 ‘오리지널 파이어’에서 이들은 “원초적 불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내부의 폭동은 계속된다”라는 다소 선언적이고 정치적인 노랫말을 실었다.
이들의 비판적 성향은 음반의 10번째 곡 ‘와이드 어웨이크’에서 잘 드러난다. 미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후유증을 노래한 이 노래에서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담았다. “난 당신의 유죄를 알지/ 잠만 자고 있었던 것/ 깨어있어야 할 때/ 길거리엔 세상이 둥둥 떠다니고/ 가난한 자와 신원미상 자들이 방치되었지/ 당신은 어딘가에서 석유를 위해 생명을 거래했지.”
대중음악 월간지 〈핫뮤직〉의 조성진 편집장은 음반 해설에서 전반적으로 “중음역대의 파워가 특히 돋보여 전작보다 사운드의 파워는 배가되었다”고 평가했다.
김기태 기자
사진 소니 비엠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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