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하지 말고 앞일이 중요하다는 것 명심해야"
김선욱(18ㆍ한국예술종합학교 3년) 군이 세계적 권위의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데는 스승인 김대진(44) 교수의 지도가 절대적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양의 지도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1994년 귀국 이후 김군을 만나 맞벌이로 바쁜 김군의 부모 대신 일상생활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10년 가까이 그의 조련사 역할을 맡아왔다.
김군이 영국에서 귀국한 날인 26일 만난 김 교수는 "공연장 관계자들 누구나 '아! 그 음악회마다 쫓아다니는 꼬마'라고 말할 정도로 누구보다 음악을 좋아한다"고 제자를 소개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자만하지 말고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이번에는 압도적인 실력차로 우승하긴 했지만 심사위원단 구성 등 운도 많이 따랐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 또한 콩쿠르 우승이 올림픽 금메달처럼 평생 영광으로 간직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후의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나도 1985년 클리블랜드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내가 연주를 제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내 뒤를 이어 2등한 연주자가 실력이 나보다 더 뛰어났고, 지금 유럽 무대에서 펄펄 날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됐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앞으로 김군이 콩쿠르 참가는 되도록 피하고 대신 내공을 키우는 데 전념토록 하게 할 생각이다.
김 교수는 또 제자에게 "피아니스트라면 외로움도 많이 느껴볼 필요가 있다"는 화두도 던졌다.
그는 "외로울 때 슈베르트의 소나타를 치면서 곡이 다른 때와 다르다는 것을 느낄 필요도 있다"며 "그런 자기 성찰의 시간을 통해 실력이나 내면이 함께 성숙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김군을 6개월 가량 미국 뉴욕으로 보낸 것도 이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선욱이가 이번 콩쿠르 우승 때문에 앞으로 연주의 목표가 콩쿠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긴다"는 김 교수는 "제자들이 말이 아니라 내 행동을 보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 (서울=연합뉴스)
그는 "외로울 때 슈베르트의 소나타를 치면서 곡이 다른 때와 다르다는 것을 느낄 필요도 있다"며 "그런 자기 성찰의 시간을 통해 실력이나 내면이 함께 성숙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김군을 6개월 가량 미국 뉴욕으로 보낸 것도 이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선욱이가 이번 콩쿠르 우승 때문에 앞으로 연주의 목표가 콩쿠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긴다"는 김 교수는 "제자들이 말이 아니라 내 행동을 보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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