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육필원고.
영인문학관서 육필원고전
이상과 김억, 채만식과 주요섭 등 작고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은 10월14일~11월11일 ‘글씨에 담긴 문인들 생각 - 이상·김억 등을 중심으로 한 작고문인 유고전’을 마련한다. 이번 전시에는 이상의 〈오감도〉 제4·5·6호와 〈이상한 가역반응〉 〈건축무한육면각체〉, 안서 김억의 민요시집 〈금모래〉와 번역시집 〈옥잠화〉 〈김안서시조집〉 등을 비롯해 모두 200여 점의 원고가 나온다.
이상의 원고들은 원고지가 아닌 갱지나 노트의 앞뒷면에 씌어졌으며 대부분이 일본어로 되어 있다. 작품과 행동에서 보이는 파격과는 어울리지 않게 글씨체는 대체로 단정하고 반듯한 모습이다. 김억의 원고 중에는 헤이그 밀사 이준 선생을 추모한 시, 김동인에 대한 작가론 등이 보이며, 중국과 조선의 한시를 번역한 〈안서시조집〉에는 에스페란토어에 심취한 안서가 자신의 이름을 ‘Verda E. Kim’이라 표기한 것이 눈에 뜨인다. 이번 전시에는 이밖에도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이광수의 〈애국자〉, 이상화의 〈가을의 풍경〉, 채만식의 〈생명의 유희〉를 비롯해 홍사용·안수길·서정주·박두진·박목월·이균영 등의 원고가 나와 작고 문인들의 체취를 전한다. (02)379-3182.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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