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0쇄를 돌파한 조세희의 베스트셀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이 27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오른다.
산업화 시대의 그늘에서 신음하는 도시 하층민의 삶을 담아낸 '난쏘공'은 1979년 연극으로 초연돼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이듬해 등장한 신군부의 압력으로 3차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 비운의 작품이 채윤일(60) 극단 쎄실 대표가 다시 연출을 맡아 내년 3월1일-25일 혜화동 게릴라소극장에서 재공연된다.
채 대표는 '난쏘공'을 과거의 서사적 리얼리즘이 아닌 브레히트식 변증법을 도구로 만들면 더 객관적으로 무대화할 수 있겠다 싶어 재공연을 결심했고, 지난주 조세희씨를 직접 만나 허락을 구했다.
채 대표는 "이 작품에 각별한 애정이 있었지만 시대 상황으로 인해 짧게 끝낼 수 밖에 없어 늘 아쉬웠다"면서 "당시 서슬퍼런 검열로 못했던 이야기들을 이번에는 다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난쏘공'은 채윤일, 이윤택, 김광림, 윤광진 등 중견 연출가 4명이 대학로의 상업화에 경종을 울리고, 소극장 운동 부활을 위해 내년 상반기 계획한 '중견연출가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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