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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움직이는 수묵화, 떠다니는 카툰

등록 2006-12-12 21:36

시네 미디어아트전
시네 미디어아트전
애니메이션+미디어아트=시네 미디어아트전
애니메이션일까. 미디어(비디오) 아트일까.

서울 역삼동 갤러리 매스에서 열리고 있는 ‘씨네+MA(미디어아트):애니메이션@뉴미디어아트’전(기획 이안)은 얼핏 젊은 작가 애니메이션 모음 전 같으나 기실 그것은 외피에 불과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영상미술과 애니메이션의 80여년 묵은 ‘내연 관계’를 청년 작가 6명의 실험작업으로 느껴보도록 짠 것이 전시의 얼개라고 기획자는 밝히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흔히 영화 장르의 변방인 만화영화의 업그레이드된 개념으로 여기기 일쑤다. 그런데 미술가들, 특히 영상 미디어아트를 하는 전위 작가들의 생각은 한참 다르다. 그들에게 애니메이션은 ‘움직이는 그림’ 혹은 ‘꼼지락거리는 이미지’다. 수천년간 정적인 화폭 위에서 입체감과 운동감의 효과를 돋우려고 피땀 흘려왔던 서양 미술사의 가시밭길을 단숨에 밀어버린 영화는 그래서 절대 매혹이었고, 정지된 추상적 이미지들에 약동의 권능을 안겨준 애니메이션 또한 일찍부터 전위작가들의 돌파구가 되었다. 실제로 추상 애니메이션은 20년대부터 독일 전위작가들이 활발하게 제작하면서 비디오 아트, 미디어 아트의 선구라는 명예를 미술사에 아로새기게 된다.

출품작가들은 드로잉, 수묵화 등 본질적인 그리기 장르의 흔적들을 애니메이션을 빌어 영화처럼 분방한 움직임으로 전환시킨다. 만화나 카툰처럼 왜곡되거나 과장된 몸과 얼굴 등이 이리저리 부유하는 유주현씨의 <꿈:혼돈>(사진), 끄적거린 드로잉의 민감한 선맛이 선뜩한 션 김의 <잠재된 슬픔>, 추상화한 인간군상을 다룬 황선숙씨의 <마네킹> 등은 20년대 독일 추상 애니메이션, 추상 영화를 한국적 현실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들이다. 한국화를 전공한 김채형씨는 계곡에서 풍류를 즐기는 전통 한국화의 구도를 애니메이션으로 색다르게 변주하며, 김욱현, 이창씨는 몽환적 심리, 의식의 심연 등을 먹 등으로 풀어낸 화면들을 색다르게 풀어내면서 한국적 미디어아트의 새 영역을 두드리고 있다. 그들의 고단한 미디어아트 탐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0일까지. (02)553-4504.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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