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클랩튼
내달 23일 내한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
“블루스는 고통 치유…한국인 열정 기대”
“블루스는 고통 치유…한국인 열정 기대”
“10년 전의 열정과 다시 만날 생각을 하니 굉장히 기대됩니다. 이번 공연은 저의 음악적 카탈로그를 총망라하는 공연이 될 것입니다.”
다음달 23일 10년 만의 내한공연을 앞두고 주고받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에릭 클랩튼(61·사진)은 “보수적이고 자제하는 관객들이 많은 다른 아시아 나라와 달리 한국은 아주 열정적이고 다정한 사람들이 많았던 나라로 기억한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감정을 담아 느리게 연주해 ‘슬로핸드’라는 별명을 지닌 그는 지미 페이지, 제프 벡과 함께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힌다. 오랜 음악인생 내내 블루스에 천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의 고통이 담긴 음악인 블루스는 고통으로 점철됐던 그의 인생과 항상 함께였다. 그도 “블루스는 내가 처음으로 들었던 음악이며, 아주 오래된 친구”라고 말한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로 그래미상을 받은 〈티어스 인 헤븐〉은 알려진 대로 15년 전 53층 아파트에서 사고로 떨어져 죽은 아들 코너를 잃은 심정을 담아 만든 곡이다. 그해 전 여름에는 함께 콘서트 투어를 하던 기타리스트 스티비 레이 본과 콘서트를 돕던 두 명의 스태프가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죽었다. 16살 때 그를 낳은 어머니 때문에 그는 어린 시절 한동안 할머니와 그의 두번째 남편을 부모로 여기며 자라기도 했다. 이런 굴곡 많은 삶을 담은 회고록은 다음해 나올 예정으로, 판권은 지난해 400만 달러(40억원)에 팔렸다.
“블루스 음악은 현재의 고통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고 믿는 그는 환갑을 넘겨서도 블루스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지난 11월 그에게 음악적으로 큰 영향을 줬던 제이 제이 케일과 공동 작업해 〈더 로드 투 에스콘디도〉를 내놨다. 지난 2002년 31년 연하인 한국계 여성 멜리아 매케너리와 재혼해 세 딸과 함께 살고 있는 그는 “얼마 전 새로 꾸린 가족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이들이 있어 더욱 건강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어디로 갈지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언제나 연주자였으며, 언제나 완벽한 연주자가 되기를 바랐다”는 그는 “나 스스로 만족하는 음악을 할 수가 없다면, 더 이상 음악으로 생업을 삼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도 훌륭한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공연 문의 1544-1555.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 서울음반 제공
에릭 클랩튼
사진 서울음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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