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와 아이들
한국 음악계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제작자들은 불법 공유되는 MP3를 주원인으로 제기할 것이고,소비자들은 거대 기획사들에 의한 10대 위주의 음악시장을 말할 것이다.
물론 현재의 상황은 위의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면서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함으로써 더욱 악화된 것이다.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과 뒤를 이은 김건모, 신승훈, NEXT 등의 화려했던 라인업을 자랑했던 시기와 현재를 비교해보며 어떻게 음악계가 몰락해 갔는지 한번 진단해보자.
당시 음악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핵폭탄’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수준있는 음악들이 꾸준히 양산되었기 때문이다. 즉 가수들의 경우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을 만들어서 대중들에게 들려줌으로써그 평가를 받으려고 하였고, 이를 위해 작곡가들로부터 곡을 받는 대신 자신이 직접 곡을 쓰고 노래하는 싱어송 라이터들이 전성기를 구가한 시기이기도 했다. 물론 이렇게 제시한 음악 세계가 인정 받을경우 큰 성공을 거둘수 있기도 했다. 때문에 당시 음악계에는 각자의 색깔에 맞춰 발라드, 댄스, 락, 팝 심지어 트로트까지도 어느 정도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었으며, 또 대중들이 그 중 마음에 드는 음악을 골라서 먹을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되어 있었다. 때문에 질 높은 음반들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었고, 이러한 음반들은 밀리언 셀러나 그에 준하는 거대한 상업적성공까지 거두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음악 시장이 성장하고 파이가 커짐에 따라 음반 산업에서 음악적 관점을 떠나 순수한 기업적 관점에서 보는 사람이 등장하게 되었고, HOT, 젝스키스, GOD 등의 철저한 기획에 의한 가요 상품이 등장하고 또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기획 그룹들이 단순히 음반 시장에서의 비중을 늘린게 아니라, 이러한 대박 스타들을 거느린 거대 기획사들이 그 수익을 바탕으로 다양한 뮤지션이 성장할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그 영향력을 바탕으로 방송과 결탁하여 자사의 아이돌 스타들을 방송에 출연시키며 다른 뮤지션들의 진출을 막아버린 것이다.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음악계는 획일화된 아이돌 그룹만의 마당으로 변해버렸고, 아이돌 그룹들이 여전히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던 그 순간부터 서서히 대중 음악계를 떠나는 대중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떠나는 사람들은 음악계 전체에 대한 강한 불신과 경멸감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묘하게 겹친게 IMF와 초고속 인터넷망의 보급인데90년대의 황금기와 비교해서 질 낮아진 가요계의 음반들을 굳이 구입하고 싶은 욕망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편리하게 등장한 소리바다와 MP3는 그저 가볍게 들을수 있는 (돈을 지불할 의사를 느끼지 못하는) 노래들을 공짜로 들을수 있는 훌룡한 통로가 된다.
물론 이전에 90년대의 황금기에 음악을 들었던 사람들이 아예 음반 구입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은 90년대의 자신들이 좋아했던 가수들의 음반들만을 구입할뿐 새로 등장하는 가수들의 음반은 구매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이 좋아하는 90년대의가수들 역시 앨범을 거듭해서 낼수록 기존의 팬들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는 있어도, 새로운 팬층이 확보되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 그리고 새로 성장하는 10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게도, 음악을 들을 때 댓가를 지불하는 법을 배운적이 없다.
다양성의 상실에 따라 질적 수준이 낮아진데 더해 MP3라는 새로운 포맷의 등장에 따라 음반시장은 그야말로 고무풍선 쪼그라들듯이 축소되었다.
한국음반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도 1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음반이 81장이었던데 반해 2005년은 17장에 그치고 만다. 이는 단순히 판매고의 문제가 아니라 음악 시장의 중추가 붕괴되었음을 뜻한다.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음반의 손익분기점이 3만장에서 5만장 정도라고 볼 때, 5만장~2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는 음반이 많다는 것은 곧 음악 시장의 다양성과 실험정신, 그리고 노고에 따른 보상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볼수 있는데, 현재는 이러한 중간층이 붕괴되어버림에 따라 실험적이고 다양성을 가진 뮤지션이 등장할수 있는 시장 자체가 사라져 버렸음을 보여준다. 즉 현재 상황은 우리가 가능성있고, 뭔가 새로운 느낌을 주는 뮤지션이 등장할 시장 자체가 사라진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법적으로 MP3 공유를 틀어막으며, CD를 구매하라고 광고를 한다해서 죽어버린 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까? 내 대답은 단호하게 '아니오'이다. 내가 MP3와 CD를 사람들이 유료로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먼저 MP3의 경우는 유로로 구매하나 무료로 다운로드하나 질적인 차이가 전혀 없다. 뿐만 아니라 소장성도 제로에 가깝다. 음반을 구매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음반을 사는 이유는 노래를 듣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CD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며그 자체로써 소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MP3는 이러한 잇점이 전혀 없다. 그리고 CD 중심의 음반시장이 다시 서기 어려운 이유는 이미 휴대용 음악 재생기의 중심위치를 MP3 플레이어에 넘겨줬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바쁜 시대에 집에서 오디오로 느긋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얼마 되지 않으며, 대부분 이동중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감상하게 되는데 이점에서 휴대용 기기로써 CD플레이어보다 훨씬 작고 편리하며 재생시간이 긴 MP3 플레이어의 편리성을 맛본 사람들이 다시 거추장스러운 CD플레이어를 들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음악 시장을 다시 살릴 방법은 정녕 없을까? 비록 힘들고 험한 길이지만 방법은 있다. 그것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공연문화가 활성화됨으로써 가까운 삶의 공간에서 음악을 느낄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몇몇곳에 한정되어 있는 공연 무대가 확충 되어야 하고, 일반인이 지불하기에는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티켓 가격도 조정되어야 한다. 즉 수백병규모의 콘서트를 매일 공연할 수 있는 전문 공연장이곳곳에 조성되고 티켓가격도 일인당 15,000원 정도로 조정됨으로써 공연문화를 가까이 할수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면 여러 효과가 발생하는데 먼저 저렴하게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이 확대됨에 따라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신인 뮤지션들이 대중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되고, 대중들 역시 음악을 직접 접하는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음악을 아끼고 음반을 기꺼히 구매할수 있는 매니아층이 확대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수 있고, 그에 더해 문화적 붐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그리고 공연과 그에 따른 관객이라는 정상적인 계단을 밟은 튼튼한 지지층을 가지게 됨으로써 최소한 음악계의 붕괴를 막아주고 부흥의 불씨를 살려주게 된다. 이러한 발판 속에서 음악을 돈주고 기꺼히 구매해줄수 있도록 음악의 질적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음악을 구매해줄 계층을 만든후에야 한국 음악계의 부흥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CD 매체에만 집착하지말고 뉴미디어에 빠르게 적응함으로써 소장가치가 있는 음반 시장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시장은 비디오테입, VCD에서 DVD를 넘어 HD-DVD와 블루레이(BLUE-RAY)를 통한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음반시장은 언제까지나 CD매체에 의지하려는게 빠르게 변화하는 현 시대에 뒤쳐지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싶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법적으로 MP3 공유를 틀어막으며, CD를 구매하라고 광고를 한다해서 죽어버린 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까? 내 대답은 단호하게 '아니오'이다. 내가 MP3와 CD를 사람들이 유료로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먼저 MP3의 경우는 유로로 구매하나 무료로 다운로드하나 질적인 차이가 전혀 없다. 뿐만 아니라 소장성도 제로에 가깝다. 음반을 구매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음반을 사는 이유는 노래를 듣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CD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며그 자체로써 소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MP3는 이러한 잇점이 전혀 없다. 그리고 CD 중심의 음반시장이 다시 서기 어려운 이유는 이미 휴대용 음악 재생기의 중심위치를 MP3 플레이어에 넘겨줬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바쁜 시대에 집에서 오디오로 느긋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얼마 되지 않으며, 대부분 이동중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감상하게 되는데 이점에서 휴대용 기기로써 CD플레이어보다 훨씬 작고 편리하며 재생시간이 긴 MP3 플레이어의 편리성을 맛본 사람들이 다시 거추장스러운 CD플레이어를 들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음악 시장을 다시 살릴 방법은 정녕 없을까? 비록 힘들고 험한 길이지만 방법은 있다. 그것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공연문화가 활성화됨으로써 가까운 삶의 공간에서 음악을 느낄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몇몇곳에 한정되어 있는 공연 무대가 확충 되어야 하고, 일반인이 지불하기에는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티켓 가격도 조정되어야 한다. 즉 수백병규모의 콘서트를 매일 공연할 수 있는 전문 공연장이곳곳에 조성되고 티켓가격도 일인당 15,000원 정도로 조정됨으로써 공연문화를 가까이 할수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면 여러 효과가 발생하는데 먼저 저렴하게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이 확대됨에 따라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신인 뮤지션들이 대중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되고, 대중들 역시 음악을 직접 접하는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음악을 아끼고 음반을 기꺼히 구매할수 있는 매니아층이 확대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수 있고, 그에 더해 문화적 붐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그리고 공연과 그에 따른 관객이라는 정상적인 계단을 밟은 튼튼한 지지층을 가지게 됨으로써 최소한 음악계의 붕괴를 막아주고 부흥의 불씨를 살려주게 된다. 이러한 발판 속에서 음악을 돈주고 기꺼히 구매해줄수 있도록 음악의 질적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음악을 구매해줄 계층을 만든후에야 한국 음악계의 부흥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CD 매체에만 집착하지말고 뉴미디어에 빠르게 적응함으로써 소장가치가 있는 음반 시장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시장은 비디오테입, VCD에서 DVD를 넘어 HD-DVD와 블루레이(BLUE-RAY)를 통한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음반시장은 언제까지나 CD매체에 의지하려는게 빠르게 변화하는 현 시대에 뒤쳐지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싶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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