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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사람] 꽃미남 아니지만 ‘내공’으로 승부

등록 2007-01-08 18:40수정 2007-01-08 23:41

개성파 배우 주호씨
개성파 배우 주호씨
연극 ‘강남역 네거리3’ 출연하는 개성파 배우 주호씨
영화와 드라마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제몫을 해온 연기자 주호(28)씨가 극단 엠의 창단공연 〈강남역 네거리3(어머니)〉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드라마 〈금쪽같은 내 새끼〉 〈소울 메이트〉, 영화 〈두사부일체〉 〈사랑하니까, 괜찮아〉 등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계산적이고 요령만 피우게 되는 자신을 채찍질하고, 고갈된 연기 실력을 채우기 위해” 연극을 선택했다.

그렇지만 그 이면엔 이 작품의 연출자인 이예리씨와의 각별한(?)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작년 11월 우연히 술자리에서 서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소속사에서 연기 스승으로 모셔온 분이 바로 이씨였다고 한다. 이씨는 연극에 출연하는 것이 ‘살아 있는 연기공부’라고 주씨를 설득했고, 결국 노개런티로 출연 승낙을 했다.

‘두사부일체’, ‘소울메이트’서 감초 연기
4대 독자 딴따라 길 반대에 가출까지
생명력 긴 배우로 비주류 인생 그리고파

“대학에서 연극동아리 활동을 했지만, 전공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이었어요. 연기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던 거죠.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기하는 것 자체가 긴장의 연속이지만 마약 같은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기회만 된다면 연극무대에 계속 서고 싶어요.”

어릴 적부터 연기자의 꿈을 가졌지만, 그 길을 선택하기까지 난관이 이어졌다. 부모님은 4대 독자인 아들이 딴따라의 길을 가는 것을 강하게 반대했다. 부모님 뜻에 따라 전공을 살려 공대 쪽으로의 유학과 ‘언론고시’를 준비하기도 했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던가. 결국 그는 대학교 3학년 때 가출을 감행했고, 2004년 탤런트 공채에 합격하면서 뒤늦게 연기에 입문했다. “이걸 안 하면 평생 가슴속에 응어리로 남고, 원치 않는 삶을 살게 될 것 같았어요. 지금은 부모님도 인정하시지만, 여전히 물질적인 지원은 받지 않고 있어요.”

열정만큼 그의 연기 인생이 탄탄대로가 되지는 못했다. ‘꽃미남’ 일색인 연기판에서 그가 맡을 수 있는 배역은 한정돼 있었고, 영화 오디션만 100번 이상 봤다. 한국방송(KBS) 공채 20기 동기인 정경호·지현우·신동욱이 이미 주연급으로 성장한 것에 비하면 더딘 행보다. 그런데도 그는 긴 생명력을 가진 연기자가 될 요량으로 연극행을 택했다.


“연기를 하려고 했을 때도 백마 탄 왕자님 역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제가 이병헌씨나 원빈씨를 쫓아가려 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도 오지 못했을 거예요. 재밌게 생긴 제 얼굴을 살려 이 세상의 비주류, 소외받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파도 파도 끝이 없는 내공을 쌓아야 하니까요. 앞으로도 조바심내지 않을 거예요.”

〈강남역 네거리3〉은 연극을 통해 출산장려, 생명존엄, 인간존중을 부르짖는 이예리씨의 신작이다. 어머니 자궁 속에 있는 태아들이 10개월 동안 모성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2월11~16일 저녁 7시30분, 삼성동 서울종합예술학교 창조관 내 SAC ART CENTER, 전석 모두 무료 초청. (02)780-7676.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예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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