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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백남준, 예술은 길다

등록 2007-01-23 17:28수정 2007-01-23 17:44

한복 퍼포먼스를 벌인 뒤 갓을 들고 웃고있는 생전의 백남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복 퍼포먼스를 벌인 뒤 갓을 들고 웃고있는 생전의 백남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현대미술관, 29일 1주기 추모
“…선생님 작품을 최고라고 피알(PR)하고 다녔지만…정성을 다해 그려준 파격적이고 첨단적인 그림을 쓰레기통에 폐기 처분했나이다…"

삼성전자 홍보담당 이사를 지낸 손석주(68)씨가 '20년만의 양심고백'이란 글에서 털어놓은 일화다. 29일 비디오아트 거장 백남준의 1주기를 맞아 ‘백남준을 기리는 모임’(이하 백기사)이 최근 낸 추모문집 (삶과꿈 펴냄)에 담긴 글이다. 80년대 고인에게 작품용 티브이를 대준 손씨는 86년 고인에게서 홍라희 현 리움 관장에게 전하라는 말과 함께 보자기에 싼 그림 하나를 받았다. 크레파스로 그어대고 색종이로 접어만든 꽃을 붙인 파격적 그림에 아연실색한 그는 장난으로 오해받을까봐 전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87년 퇴사하며 그림을 팽개친 그는 그 뒤 죄책감에 사로잡혔다며 “…앞서가는 선생님의 첨단예술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용서를 빌었다.

문집은 이외에도 이어령, 홍라희, 박명자씨 등 고인과 인연 맺은 50여명의 추억담들을 담았다. 90년대 갤러리 현대 뒷마당에서 백남준이 진혼굿을 할 때 소나기가 내리고 느티나무가 벼락을 맞았다는 화랑 박명자 전대표의 회고담, 뇌졸중 걸린 백남준을 성적자극을 통한 섹슈얼 힐링 요법으로 치료한 부인 구보타 시게코의 간병기 등도 보인다. 건축가 김원씨는 “해프닝 등으로 희화화한 백남준의 진실한 세계를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출간기념회는 29일 오후 6시 서울 플라자호텔.

한편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29일 오전 11시 원형전시실에서 고인의 부인 시게코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한다. 시게코가 편집한 백남준 간병기 등의 회고 영상물이 상영된다. 고인 유해 일부가 보관된 서울 삼성동 봉은사는 경내 법왕루에서 유분함과 데드마스크만 공개한 채 추모객들을 맞는다. 전시로는 한국이 주빈국인 스페인 마드리드 아르코 아트페어 특별전 ‘환상적이고 하이퍼리얼한 백남준의 한국비전'(2월13-5월20일)이 주목된다. <백팔번뇌> 등 국내 곳곳의 백남준 소장품 80여점이 유럽관객과 만난다. 또 서울 관훈동 갤러리 쌈지는 29~3월18일 고인의 작업기반이 된 60년대 전위미술 플럭서스를 조명하는 ‘백남준과 플럭서스 친구들’(02-736-0088)전을 열고 개막행사로 김금화 씨의 추모굿 등을 펼친다. 서울 잠원동 필립 강 갤러리(02-517-9092)도 29일부터 한달간 사진가 이은주(60) 씨의 미공개 백남준 사진전을 연다.

노형석 구본준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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