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작곡콩쿠르’
막내린 ‘서울국제작곡콩쿠르’ 결산
현대음악 연구와 창작음악을 활성화하고자 만든 21세기악회의 ‘서울 국제 작곡 콩쿠르’(사진)가 지난달 28일 끝났다. ‘뮤직 투데이 서울’ 음악제 일환으로 격년제로 열리는데, 역사는 올해로 4회밖에 되지 않지만 그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창작곡 콩쿠르는 대개 심사위원이 누군지 그리고 누가 그 작품을 연주하는지가 참가작 수준과 함께 콩쿠르의 위상을 결정하게 된다. 이 콩쿠르에는 그동안 20세기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다름슈타트 작곡상을 받았고 유럽에서 열리는 중요한 대부분의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이기도 한 작곡가 니콜라스 아 후버, 일본의 저명한 작곡가 곤도 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 출신의 하야 체르노빈, 미국 루이빌 대학 교수인 마크 새터화이트, 그리고 일본현대음악협회 이사인 엔도 마사오, 우리나라의 나인용·백병동·이찬해 등 세계 각국의 영향력 있는 작곡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또한 연주는 독일의 ‘크로노포니’, 현대음악 연주의 1인자로 꼽히는 지휘자 다니엘 카우카와 그가 이끄는 프랑스의 현대음악 연주단체 ‘앙상블 오케스트라 컨템퍼러리’, 한국의 ‘에클라’와 실내악단 ‘화음’ 등 모두 실내악이나 현대음악 해석에 있어서 높이 평가받는 단체들이 맡았다. 지원 작품의 수준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데, 2005년에는 세계 27개국에서 90 작품이, 올해에는 24개국에서 62 작품이 출품되었고 미국·일본은 물론, 포르투갈·우크라이나·폴란드·독일·이탈리아·그리스·아르헨티나·브라질 등 나라 분포도 매우 다양하다. 이렇게 세계 젊은이를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하고, 명망 높은 심사위원과 실력 있는 연주단체의 충실한 연주를 통해 콩쿠르의 지명도와 품격을 높이고 이를 통해 세계의 작품과 교류함은 물론이고 우리의 작품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로 지난해에는 독일의 <베를린 라디오>(DRB)가 이 음악제를 1시간에 걸쳐 방송하기도 했다. 외국의 국제적인 음악제와 콩쿠르들은 자국의 연주인을 성장시키기 위한 장으로 사용하거나, 콩쿠르에서 자국 작곡가의 작품을 지정곡으로 연주하도록 해 음악적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이 음악제와 콩쿠르를 통해 우리의 음악을 세계에 알리고 다음 세대가 세계 무대로 한걸음 더 가까이 나아가게 하는 데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왕치선/클래식 평론가 queenw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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