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소속사인 인우프로덕션과 계약
김혜림ㆍ안혜지ㆍ김민교 등 장르 바꿔 도전
김혜림ㆍ안혜지ㆍ김민교 등 장르 바꿔 도전
"남자 중엔 최연소래요."
만 13세 트로트 가수가 등장했다. 경남 양산개운중학교 1학년인 양지원 군. 데뷔곡 '나의 아리랑'을 발표한 그는 "'트로트 신동'이 아니라 트로트 가수로 불리고 싶다"며 "내 노래를 들으면 그런 편견이 사라질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남인수가요제 출전 때 작곡가 정의송 씨의 눈에 띄어 장윤정의 소속사인 인우프로덕션과 계약을 맺고 프로 데뷔를 하게 됐다. "트로트를 즐겨 들으시던 할아버지 덕택에 네 살 때부터 귀가 트였고, 1절씩이라도 부를 수 있는 트로트만 약 100곡이에요."
◇나이 거꾸로 먹는 트로트
장윤정, 여성그룹 LPG, 여성듀오 뚜띠로 인해 회춘(回春)한 트로트가 박현빈과 그룹 슈퍼주니어T의 등장으로 젊어졌고 양지원의 출현으로 어려졌다. 진입 가수의 연령 파괴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들은 중장년층의 '오빠'인 '트로트계 4대 천왕'(태진아ㆍ송대관ㆍ현철ㆍ설운도)이 선보인 곡과는 노래, 팀 구성, 스타일 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며 젊은 팬을 끌어모았다. 댄스ㆍ하우스ㆍR&B 등의 요소를 가미해 퓨전 트로트를 선보이는 데다, LPG는 '섹시 트로트 그룹', 슈퍼주니어T는 '아이돌 트로트 그룹'이란 새로운 유형을 제시했다.
그러나 선배 가수 중엔 "신구 세대 팬을 연결시키고 사각지대에 있던 장르에 새 붐을 일으킨다는 점에선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요즘 젊은 가수들의 트로트곡은 '꺾는 창법'만 흉내낼 뿐, 댄스곡과 별반 다를 게 있나. 가슴을 울리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장르 급선회, 트로트 가수 변신 연령 파괴뿐이 아니다. 댄스ㆍ발라드 등 다른 장르로 성공했던 1980~90년대 가수들이 트로트를 발표하고 활동 방향을 급 선회했다. '디.디.디(D.D.D)' '이젠 떠나가볼까' 등 댄스곡으로 큰 인기를 모은 김혜림은 최근 네 곡이 담긴 트로트 싱글을 발표했다. 그는 가수 김범룡이 작곡한 타이틀곡 '어쩌면 좋아'로 새 영역 개척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에 '벌써 이 밤이 다 지나고'로 신세대 팬의 사랑을 받은 안혜지도 지난해 말 라틴 댄스 리듬을 가미한 세미 트로트곡 '어쩌면 좋아요'를 내놓았다. 1994년 장동건 주연의 MBC TV 드라마 '마지막 승부' 주제가를 부른 김민교 역시 위암을 딛고 세미 트로트곡 '일편단심'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직업을 바꿔 트로트계에 뛰어든 이도 있다. 1993년 역대 최연소인 17세에 천하장사에 올라 '소년장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씨름선수 백승일은 트로트 가수로 변신, 데뷔곡 '나니까'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시장 형성ㆍ정착되는 과도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트로트의 진입 장벽이 허물어진 데 대해 전문가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젊은 피의 수혈로 메마른 땅에 꽃이 피었다"고 기뻐하면서도 "인기를 얻고자 애교스런 제목의 빠른 템포의 노래만 부르려 한다. 상업적으로 치우쳐 질 낮은 음악이 판칠 수 있다"고 음악적인 퀄리티를 강조한다. 가수들의 유입 배경에 대한 우려도 있다. 장윤정의 '어머나'를 쓴 히트 작곡가 윤명선 씨는 "트로트 시장은 고정된 시장과 수익이 있어 많은 가수들이 음악보다 경제적인 자구책으로 내는 경향이 있다"면서 "장윤정의 성공으로 수익의 파이가 커졌다고 여기지만 또 누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아직 시장이 형성, 정착되는 과도기라는 것이다. 또 양지원의 등장에 대해 "아역 배우가 있듯 아역 가수 시장도 적은 비중이지만 자리잡을 것"이라며 "어설픈 가수보다 재능 있는 어린 가수들이 남녀노소에 더욱 쉽게 어필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20대 트로트 가수를 선보일 준비에 한창인 한 음반제작자는 "트로트 분야는 프로듀서 전문 층이 무척 얇아 특정 작곡가 서너 명에 의존한다"며 "홍보, 마케팅 방식도 주먹구구다. 문화 수출 상품으로 특화시키려면 시스템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르 급선회, 트로트 가수 변신 연령 파괴뿐이 아니다. 댄스ㆍ발라드 등 다른 장르로 성공했던 1980~90년대 가수들이 트로트를 발표하고 활동 방향을 급 선회했다. '디.디.디(D.D.D)' '이젠 떠나가볼까' 등 댄스곡으로 큰 인기를 모은 김혜림은 최근 네 곡이 담긴 트로트 싱글을 발표했다. 그는 가수 김범룡이 작곡한 타이틀곡 '어쩌면 좋아'로 새 영역 개척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에 '벌써 이 밤이 다 지나고'로 신세대 팬의 사랑을 받은 안혜지도 지난해 말 라틴 댄스 리듬을 가미한 세미 트로트곡 '어쩌면 좋아요'를 내놓았다. 1994년 장동건 주연의 MBC TV 드라마 '마지막 승부' 주제가를 부른 김민교 역시 위암을 딛고 세미 트로트곡 '일편단심'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직업을 바꿔 트로트계에 뛰어든 이도 있다. 1993년 역대 최연소인 17세에 천하장사에 올라 '소년장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씨름선수 백승일은 트로트 가수로 변신, 데뷔곡 '나니까'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시장 형성ㆍ정착되는 과도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트로트의 진입 장벽이 허물어진 데 대해 전문가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젊은 피의 수혈로 메마른 땅에 꽃이 피었다"고 기뻐하면서도 "인기를 얻고자 애교스런 제목의 빠른 템포의 노래만 부르려 한다. 상업적으로 치우쳐 질 낮은 음악이 판칠 수 있다"고 음악적인 퀄리티를 강조한다. 가수들의 유입 배경에 대한 우려도 있다. 장윤정의 '어머나'를 쓴 히트 작곡가 윤명선 씨는 "트로트 시장은 고정된 시장과 수익이 있어 많은 가수들이 음악보다 경제적인 자구책으로 내는 경향이 있다"면서 "장윤정의 성공으로 수익의 파이가 커졌다고 여기지만 또 누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아직 시장이 형성, 정착되는 과도기라는 것이다. 또 양지원의 등장에 대해 "아역 배우가 있듯 아역 가수 시장도 적은 비중이지만 자리잡을 것"이라며 "어설픈 가수보다 재능 있는 어린 가수들이 남녀노소에 더욱 쉽게 어필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20대 트로트 가수를 선보일 준비에 한창인 한 음반제작자는 "트로트 분야는 프로듀서 전문 층이 무척 얇아 특정 작곡가 서너 명에 의존한다"며 "홍보, 마케팅 방식도 주먹구구다. 문화 수출 상품으로 특화시키려면 시스템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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