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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소문난 ‘서각’ 34년만에 서울서 솜씨자랑

등록 2007-06-03 17:50

소문난 ‘서각’ 송문영씨
소문난 ‘서각’ 송문영씨
경남서 활동 송문영씨 개인전
마산(1986), 부산(1994), 대구(2000) 찍고 드디어 서울.

1973년 열여덟부터 나무에 글자를 새겨온 서각가 송문영(51)씨가 34년만에 서울에 입성했다. 지리산제일문, 진주성의 공북문과 촉석문 현판을 새겼고 밀양, 진주, 사천, 함양, 합천 등지의 절과 재실 현판과 주렴을 도맡는 등 경남 일대에서 유명짜하지만 그곳에서만 맴돌았지 서울에서의 개인전은 처음이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독립된 장르로 대접받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그렇지 못해요.”

경남지역 미술전람회에는 서각부문이 있지만 전국 규모의 전람회는 서각협회 자체 공모전이 있을 뿐이다.

경남서 활동 송문영씨 개인전
경남서 활동 송문영씨 개인전
우리나라 서각 인구는 대략 1500여명. 아마추어까지 합치면 5천명 정도다. 일본 80만, 중국 30만인 데 비하면 턱도 없지만 질과 규모에서 그들을 능가한다. 일본이 가정용 소품 위주로 퇴화하고 중국이 문화혁명 동안의 단절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게 송씨의 주장이다.

은행나무, 밤나무, 느티나무 등 나뭇결과 옹이에 세월이 박힌 판자 위에 일필휘지. 서늘한 골기가 느껴진다. 동행(同行), 석화광중(石火光中), 여몽(如夢), 개벽(開闢), 호고(好古), 세심(洗心), 마철저(磨鐵杵·사진) …. ‘마철저’ 곧, 끈기있게 노력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뜻의 작품에 가장 애착이 간다.

소문난 ‘서각’ 송문영씨
소문난 ‘서각’ 송문영씨
송씨는 도연 김정, 삼연 노중석 선생한테서 각각 3년반씩 붓글씨를 배웠다. 특히 도연한테는, 스승이 사는 사천으로 거처를 옮겨 추사체를 익혔다. 다른 사람의 글씨를 얻어 새겨주다가 자필자각을 시작한 것은 스승이 돌아가신 1999년 이후. 스승 앞에 자필입네 하고 내세우지 못한 것은 글씨의 세계가 워낙 깊기 때문이다.

빗음각이 가장 많은 가운데 송씨의 솜씨가 가장 돋보이는 쪽은 둥근음각 방식. 둥근 칼로 파내 글자를 새기지만 착시효과로 양각처럼 도드라져 보인다. “양각보다 음각이 훨씬 어려워요. 양각은 주변을 파내어 드러내기만 하면 되지만 음각은 음에서 음과 양을 잡아야 하니까요.”


아직은 특별히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자택 겸 연구소인 삼림서각연구소(055-963-7723)를 찾아와 작품을 사가는 형편. 그는 집집마다 서예작품 걸듯이 서각을 거는 때가 올 거라는 희망으로 칼을 잡는다.

6월7일부터 16일까지, 한전아트센터 플라자(02-2055-1192).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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